
애플 아이폰의 인공지능(AI) 시리가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고립됐던 응급환자를 구했다.
지난 8월 27일 미국 텍사스에 사는 14세 소녀 타일러 프랭크의 집은 허리케인 하비가 강타해 침수됐다. 타일러와 가족들은 물이 차오른 집 지붕위로 피신했다.
이들은 지붕 위에서 911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911은 연결이 되지 않았고 SNS 게시글을 올려도 봤지만 시간이 지나도 아무도 구조하러 오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적혈구성 빈혈을 앓고 있는 타일러의 몸에서 열이 나며 급속도로 건강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점점 절망에 빠져가고 있을 때 프랭크는 마지막 수단으로 음성인식 아이폰 시리를 떠올렸다.
그는 시리에게 "시리야, 제발 도와줘"라고 말했고, 시리는 "도울 방법을 찾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타일러는 “해안경비대에 연락줘”라고 명령했고, 이튿날 해안경비대 헬기가 날아와 타일러와 가족들을 구조했다.

구조됐을 당시 타일러는 3명의 자매와 수건을 걸친 채 껴안고 있는 상태였고, 39.4도의 고열에 시달리고 있었다. 텍사스 아동병원의 틸로프 파시프 박사는 “외상이나 추위에 노출되면 증상이 악화돼 고통이 심해진다. 구조의 손길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생명이 위험할 뻔 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딸 덕분에 목숨을 구한 엄마 타메코는 "딸이 시리를 이용해 가족을 살릴 줄 몰랐다. 너무 자랑스럽다"며 "몸이 굉장히 아픈 와중에 시리를 떠올렸다는 것도 대단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해안 경비대는 CNN에 “이날 허리케인 하비로 인해 구조 요청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면서 “현장 구조대원은 현장 상황에 긴급 대처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이어가야 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온라인 클라우딩 펀딩 사이트에는 타일러의 가족을 돕는 기부활동도 진행 중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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