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염" 발언, 세계가 놀랐는데 측근들은 "늘 하던 말"

Է:2017-08-10 15:03
ϱ
ũ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향해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발언을 꺼내자 주요 외신은 일제히 톱뉴스로 다뤘다. 그만큼 놀라운 말이었다. 슈퍼파워 미국의 대통령이 '전쟁'을 암시하는 '화염'이란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문 일이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은 외교적 마찰이나 군사적 분쟁을 언급할 때 늘 절제된 표현을 애써 찾곤 했다. 

미국 대통령의 말은 항상 행간을 읽는 게 더 중요할 정도로 외교적 언어였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란 직설화법을 사용하자 각 언론 매체는 일제히 비판적 목소리를 냈다. 지나치게 호전적인 표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이 말을 받아 대미 위협 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은 10일 "미군 통수권자는 정세를 가늠하지 못한 채 '화염과 분노'요 뭐요 하는 망녕의사(망발)를 늘어놓았다"고 했다.

이렇게 세계가 트럼프의 발언에 화들짝 놀랐지만, 그의 측근들은 아무 놀라지 않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사석에서 이와 비슷한 표현을 사용한 적이 많기 때문이란 것이다. 트럼프가 기자들과 이 발언을 할 때 배석했던 존 켈리 비서실장 등 참모들은 놀라는 기색 없이 대통령의 말을 경청했다고 한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켈리 비서실장과 다른 국가안보회의 멤버들은 대통령의 성명이 나오기 전에 어떤 톤이 될지 잘 알고 있었다”며 “단어는 대통령이 골랐지만 메시지의 톤과 강도는 사전에 협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래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자 백악관은 “즉흥적인 발언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전에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할 당시 아무런 원고를 보지 않고 즉흥적으로 발언했다고 해명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이 해명을 주요 뉴스로 보도하며 국내외 비판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인들과 측근들은 그의 강경 발언이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한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2년 10월 22일 “쿠바에서 발사되는 어떤 미사일도 미국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하고 소련에 대해 무차별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천명해 쿠바 미사일 위기를 해결했다. 엿새후 니키타 후르시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쿠바로 가던 미사일 선박을 되돌린 것이다. 

백악관은 지금의 북한 미사일 사태를 쿠바 미사일 위기와 비슷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세바스찬 고르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지금은 쿠바 미사일 위기와 유사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999년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미국 대통령이라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미친 듯이 협상할 것”이라고 말한 동영상이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인터뷰에서 핵확산을 전 세계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면서 북한이 미국을 겨냥한 핵무기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먼저 나는 협상한다. 그리고 가능한 가장 좋은 합의를 얻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협상이 통하지 않으면 그 문제를 지금 푸는 게 낫다. 모든 정치인이 그것을 알면서 아무도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Ŭ! ̳?
Ϻ IJ о
õ
Ϻ 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