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경희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1일 “내 일도 아닌데 실망스럽고, 화가 나고 부끄러워서 글 올린다”고 시작하는 글이 게재됐다. 누군가 강의실 책상과 바닥에 음료수를 잔뜩 뿌려 더럽힌 사연이 적혀 있었다. 글쓴이는 강의실 청소를 담당하는 아주머니와 대화하며 들은 얘기라고 했다.
“아주머니가 어제 청운관 빈 강의실에서 강의실 대여 절차를 밟지 않은 채 사용하고 있던 학생을 발견했답니다. 아주머니는 맡은 임무대로 학생에게 강의실에서 나가 달라고 하셨답니다. 그 학생은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일어서 나갔고, 자판기에서 음료를 뽑는 걸 아주머니가 봤답니다."
잠시 후 아주머니가 다시 빈 강의실에 가보니 강의실 책상과 바닥 등 사방에 음료수가 뿌려져 있었다고 했다. 아주머니는 음료수로 더럽혀진 강의실을 다시 청소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글쓴이는 “화가 나서 아주머니에게 CCTV라도 돌려보셨냐고 여쭤보니 그렇게 한 사람을 찾아 처벌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하셨다"며 "그 사람도 본인에게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걸 알고 있었을 테니 더 화가 났다”고 말했다.
청소 아주머니에게 "나가 달라"는 말을 들었던 학생이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 글쓴이는 "그런 학생이 있다는 것에 실망했다. 아주머니는 언제나 그렇듯 철저한 약자에 속했고, 사회적 인식은 아직도 여전한 것 같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에는 강의실을 더럽힌 사람에게 "반성하고 고치지 않는 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는 내용의 댓글이 달렸다.
진채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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