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한성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지명한 데 이어 21일 오전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재벌과 권력사이 정경유착이 공개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재벌개혁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의지를 선명히 드러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 실장과 김 후보자는 학계와 시민사회 영역에서 경제 민주화를 강조해온 대표적 인사로 손꼽힌다. 장 실장은 1997년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장, 2001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며 재벌개혁에 앞장서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는 김상조 교수가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경제개혁센터의 전신이다. 김 후보자 역시 재벌개혁에 오랫동안 천착해왔다.
두 사람에게 공통으로 붙는 수식어는 ‘재벌 저격수’다. 둘은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 운동’을 이끌며 재벌을 비롯한 한국 기업들의 기형적 지배구조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왔다.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해 비정상적인 경영행태를 민간차원에서 감시하고,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한국 경제구조에 비판적인 시각을 지닌 두 진보 경제학자가 경제수석·사회수석·일자리수석 등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인 정책실장과 경제검찰인 공정거래위의 수장에 배치되면서 경제 정의를 실천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 공약들은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 후보자는 인선 발표 직후 과거 ‘재벌 저승사자’로 불리던 조사국을 되살리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 정부가 경제개혁 작업에 마냥 박차를 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력한 경제개혁 기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전체 경제에 부작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장 실장도 이날 “재벌개혁을 한다는 건 새로운 중소기업 성공신화들이 등장할 수 있는 경제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며 “기존 재벌에만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조치를 취하자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