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경화 유엔(UN)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이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하면 강 후보자는 최초의 여성 외교부장관이 된다. 21일 문 대통령은 외교부장관 강 후보자를 외교부장관 지명자로 발표하며 “비외무고시 출신으로 외교부 첫 여성 국장이 됐고, 한국 여성으로는 유엔 최고위직에 올랐다”며 “외교 분야에서 우리나라 최초, 최고 수식어를 차지하는 외교 전문가” 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최초·최고라는 수식어에 익숙한 강 후보자이지만 외교관 인생을 시작한 것은 마흔이 넘어서였다. 강 후보자는 1997년 故김대중 前대통령의 통역을 맡으며 외교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김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의 통화를 통역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세종대학교 영문과 교수로 있던 강 후보자는 1998년에 외교통상부 국제전문가로 특채되어 외교가에 발을 들였다.
강 후보자는 승승장구했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에는 외교통상부 국제기국국장(당시 국제기구정책관)에 임명됐다. 외무고시 출신이 아닌 여성이 외교부 본부에서 국장을 맡은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2006년에는 코피아난이 사무총장으로 있던 국제연합(UN)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의 부고등판무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 등으로 일하며 국제무대를 누볐다.
같은 기간 유엔을 이끌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으로 꼽히기도 한다. 2011년에는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로 일했고 2013년 3월부터는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UNOCHA)에서 사무차장보로 일했다. 반 전 총장이 유엔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당선인 인수팀의 팀장 역할을 맡기도 했고, 올해 1월에는 유엔 정책특별보좌관에 발탁됐다. 문 대통령도 강 후보자가 "2006년부터 유엔에서 활동, 국제 외교 무대에서 쌓은 전문성과 인적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금 이 시기의 외교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적임자"라고 했다.
강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는 데 자녀 위장 전입 문제가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위장 전입은 문 대통령이 고위 인사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힌 5대 비리에 포함된다. 21일 조현옥 인사수석은 “검증에서 2가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의 장녀가 미국서 출생한 미국 국적이고 고교 때 한국으로 전학 오면서 1년여 위장전입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조 수석은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강 후보자를 지명한 이유는 후보자의 외교 역량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고 현재 상황에서 가장 적임자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가 걸어온 발자취
강 후보자는 195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고와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메사추세츠대학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땄다. 1994년부터는 세종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조교수로 일했다. 1999년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으로 외교관 업무를 시작해 2005년에는 비 외무고시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국장급인 외교통상부 국제기구국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2006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고등판무관으로 유엔 활동을 시작했고, 2013년에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사무차장보 등을 거쳤다. 반 전 총장이 유엔에서 물러난 지난해 10월에는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 당선인 인수팀의 팀장 역할을 맡기도 했고, 올해 1월에는 유엔 정책특별보좌관에 발탁됐다.
이택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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