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츠 오르간 콩쿠르, 뉘렌베르크 오르간 콩쿠르, 더블린 오르간 콩쿠르 등 주요 파이프오르간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한국 오르가니스트 박준호(31)가 9월부터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 교수로 임용된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박준호의 스승인 오자경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7일 “한국 오르가니스트가 해외에서 신학대 등 규모가 작은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적은 있지만 주립대 이상의 주요 대학 음대 교수로 임용된 것은 박준호가 처음이다”고 밝혔다.
14세에 오르간을 연주하기 시작한 박준호는 17세 때 한예종 예비학교와 영재학교를 거쳐 본과에 입학했다. 특히 21살이던 2006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권위있는 오스트리아 그라츠 오르간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다. 토종 국내파가 국제 오르간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한 것은 박준호가 처음이었다. 이후 독일로 유학간 그는 슈투트가르트 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으며 주요 콩쿠르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그리고 독일, 프랑스, 영국, 아일랜드 등 오르간 음악이 발달된 유럽을 중심으로 콘서트에 초청되는 등 맹활약했다.
오 교수는 “오르간이 매우 중시되는 유럽과 달리 한국에선 최근 롯데콘서트홀에 클래식 전용홀 최초로 오르간이 설치될 만큼 비주류 악기이다보니 보니 박준호의 활약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박준호는 현재 한국 오르간의 역사에서 전인미답의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준호는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어린 시절부터 오르간 음악을 많이 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 매력에 빠져 오르가니스트의 길로 접어든 것 같다”면서 “굳이 나만이 아니라 한국 출신의 재능있는 오르가니스트들이 매우 많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 활약할 여건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에서 앞으로 오르간 음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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