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직원이 장례식장에서 들었던 이야기다. 문상을 간 그 직원에게 상주인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아버지의 임종 때 있었던 일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자신의 아버지는 초등학교 교사로서 오랫동안 근무하다, 파킨슨병에 걸려 학교를 그만두고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간병을 위해 병원으로 거처를 옮겼고 지체장애 1급인 동생은 또 다른 치료소에 맡겨졌다.
그리고 자신은 조그만 방을 얻어 자취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었다고 한다. 가장의 병으로 인해 단란했던 가정은 해체되고, 가족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너무 어려워졌다고 했다. 취업을 하려고 해도 몇 번이고 떨어졌다고 한다.
우리 회사 신입사원 채용 때, 이 청년의 면접을 보고 딱한 사정을 들은 임원진의 의견이 분분했었다. 사람은 성실해 보인다고 모두 인정했으나, 가정환경 때문에 업무에 충실할 수 없다는 의견과 일자리를 주어 해체된 한 가정을 바로 세우면 성실하게 더 일을 잘 할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했다. 모두들 고민하던 중, 그래도 아버지가 교사였으니 유년기 가정교육을 통해 믿을 만한 품성을 갖고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그는 최종 합격했고 한 달째 성실하게 근무하던 중, 아버님이 돌아가신 것이다. 아버님은 임종의 순간, 큰아들의 명함을 달라고 하시고는 양손에 그 명함을 꼭 쥔 채 편안하게 운명하셨다고 한다. 죽음을 맞이하던 아버지는 분명히 ‘큰아들이 살아남은 가족을 책임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확신하셨을 것이다. ‘나는 죽어도 내가 못한 것을 아들이 책임지고 해 줄 것’이라 생각하며 편안히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장남은 이런 역할을 해야 되는 자리다. 나는 이 청년이 이 역할을 꼭 해야 하며,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런 경우를 많이 보아 왔고, 나도 이와 같은 역할을 해 왔다. 꼭 남의 일을 보는 것 같지 않아 가슴이 찡했다.
우리들 세대는 가난 속에서도 열심히 일했다. 가난한 한국을 경제 대국으로 이루는 토대를 마련하고 다음 세대에 한국을 이어주고 있다. 불굴의 개척정신과 희생정신으로 자녀들을 교육시키고 민주화의 초석을 만들었다. 보릿고개가 무엇인지, 가난이 무엇이고 전쟁이 무엇인지도 아는 세대다. 풍요보다는 가난이 주는 희망이 무엇인지 아는 세대다. 가난 속에서도 자신보다는 가족을 생각하고 양보했던 많은 사람이 살았던 세대다.
봉제 공장의 먼지 속에서, 그리고 가발 공장의 고된 노동 속에서도 수출을 생각하고, 가족을 생각하면서 다음 세대를 키워 왔다. 그리고 이제는 힘이 없는 세대가 되었다. 이제 풍요 속에 있는 자녀들의 큰 역할이 기대된다.
경제 부흥 속에서 교회의 부흥도 이루어 냈다. 하지만 이제 교회도 부유해 지고 돈이 많아져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고, 신학도 하나님께 매달리던 기도의 신앙에서 ‘하나님은 잠깐 쉬고 계시면, 우리가 주인이 되어 무엇을 해 보겠습니다’라고 하는 자유신학이 흥왕하는 세대가 되었다.
그래도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하고 계신다. 우리가 조금 잘못 생각했더라도 바로 되돌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계신다. 왜냐하면 한국에는 아직도 깨어서 기도하는 ‘기도의 용사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성령 하나님, 오늘도 우리와 동행하시고 우리를 간섭하시어 우리 부모들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은덕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에게 맡겨진 다음 세대에게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해 본다. “삶이 풍요로워지고 세상의 유혹이 심해져도 하나님을 떠나지 않는 자손들이 되게 하옵소서.”라고 또 기도해 본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 기업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기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도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간섭하여 주시고 저를 선히 사용하여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립니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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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83)]큰 아들 명함을 양 손에 꼭 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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