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의 동행] 국내 ‘방사선 치료’ 선구자… 원자력병원 대장암센터

“저는 당시 돌이 갓 지난 아기의 엄마였습니다. 이미 다른 병원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고, 장폐색이 동반된 위급한 상태에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원자력병원 대장암센터를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병원을 옮겨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너무나 익숙한 듯 맞아주었고, 림프절제 수술과 종양제거 수술을 권유했습니다. 수술 이후 항암 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고 6년이 지난 현재까지 재발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무럭무럭 자란 아기는 올 봄 저와 함께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여했답니다.”

◇50년간 국내 암 치료 선도, 4차 병원이라는 별칭도=원자력병원은 위의 환자 사례처럼 국내 병원의 체계상 3차밖에 없는 현실에서 4차 병원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다. 1963년 개원 이래 지난 50년간 국내 암 치료의 선구자로서 암 병원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원자력병원 대장암센터(센터장 문선미·사진)의 첫 번째 강점은 의료진 간 소통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이는 암 치료 역사가 오래되면서 구축된 협진 체제가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오기 때문이다. 원자력병원은 단순한 환자보다는 병이 많이 진행돼서 치료하기 복잡하고 위급한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이 경우 외과, 내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의 6개 진료과 암 전문의들이 즉시 모여 신속하고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도출한다.

두 번째 강점은 사이버나이프, 래피드아크를 이용한 정위신체방사선치료(SBRT; Stereotactic Body Radiation Therapy)를 통해 외과적 수술을 하지 않고도 수술과 비슷한 효과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원자력병원이 국내 최초의 방사선을 이용한 암 치료병원으로서 방사선 치료 분야의 특화된 병원이다 보니 다른 병원에서 수술적 치료를 기피하는 환자들이 이곳에서 SBRT 치료를 많이 받는다. 원자력병원은 지난 2010년 국내 최초로 SBRT 치료 2500례를 돌파했다. 이러한 방사선치료는 적은 부작용과 수술에 버금가는 치료효과 덕분에 방사선수술이라 불리고 있다.

◇치료와 수술 만족도를 최우선으로=문선미 대장암센터장은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와 수술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진료에 임하고 있다. 특히 직장암의 경우 항문을 제거하고 인공항문을 만드는 복회음절제술이 환자들의 상실감과 불편함을 초래함에 따라 항문 가까이에 상부의 결장을 연결해 직장을 대신하는 저위 혹은 초저위전방절제술을 시행해 항문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는 방사선치료와 항암제 투여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병용요법과 고도로 숙련된 대장암전문 외과의사의 결합이 필요한 부분으로, 이런 치료 방법은 직장암 재발률을 줄이는 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종양이 항문 괄약근 근처에 있을 경우에는 필연적으로 항문을 절제해야 하므로, 인공항문(장루) 관리와 운용 교육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원자력병원 대장암센터는 전담 장루 전문 간호사를 배치하고 장루교실을 운영해 환자들의 아픔과 상실감을 완화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또한 대장암에 대해 바르게 알고 대장암을 이겨내자는 취지에서 암환자 및 보호자,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년 9월 대장암 건강강좌를 개최해 대장암의 진단과 치료, 올바른 식사요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공식적으로 평가 발표하는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적정성 평가’, ‘대장암 수술 진료 적정성 평가’, ‘암수술 결과’에서 모두 1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문선미 센터장은 “그간 국내 대장암 치료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는 과정에 원자력병원의 노력이 일정 부분 기여했다면 앞으로는 대장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환자가 병원을 방문했을 때, 마음 편하게 진료를 받고 본인이 치료받음에 있어 신뢰가 가는 의료진으로 다가가고자 하고 있으며, 원자력병원 대장암센터라면 자신과 가족들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수 쿠키뉴스 기자 juny@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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