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용카드 1포인트＝1원? 쌓기보다 쓰기가 더 힘들다

금융당국이 소멸 포인트 개선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고객들의 체감도는 낮다. 사용처도 많지 않고 일부 카드사에선 포인트 이용 최저 적립 조건을 적용하는 등 제약 조건이 많아서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6월부터 ‘마이신한포인트’ 세부 운영 기준을 개정해 기존 5000포인트 이상 적립할 경우 포인트 이용이 가능했던 것을 1포인트만 쌓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할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기존에는 SMS(문자알림)서비스, 포인트 기부, 연회비 납부 등을 포인트로 결제할 때만 1포인트 단위로 사용이 가능했다.

다른 카드사들도 1포인트만 있어도 포인트로 결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전히 롯데카드의 경우 1000포인트 이상 적립돼 있어야 하고, 현대카드는 1포인트만 있어도 결제 가능하지만 가맹점마다 조금씩 기준이 다르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고객들이 대부분 일정 포인트를 쌓고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기준을 두고 있다”며 “신한카드가 약관을 바꾸는 등의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 부분을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1포인트만 있어도 현금처럼 결제할 수 있지만 소멸되는 포인트는 여전히 많다. 금융당국 자체 조사 결과 카드 해지나 탈퇴하는 고객들이 평균 2000포인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쓸 곳이 많지 않아서다. 카드사가 운영하는 포인트몰의 경우 상품 종류가 한정적이고 비싸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나왔다. 현대카드의 경우 상품권이나 기프트카드로 교환시 적용 비율이 1대 1이 아니다. 예를 들어 백화점 상품권 10만원권을 포인트로 살 경우 15만 포인트가 필요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적립은 카드사에서 하지만 사용할 때는 가맹점과 카드사가 부담하고, 발급비용이 드는 등의 이유로 등가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드 포인트 사용처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도 자주 등장한다. 신용카드의 정보를 담고 있는 포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가장 선호하는 포인트 사용법 1위는 결제대금 차감(42.25%)이었고, 이어 포인트 가맹점 이용(23.94%), 기프트카드·상품권교환(14.79%) 등의 순이었다. 현재도 카드사에서 포인트로 결제대금을 낼 수 있지만 국민·삼성카드의 경우 3만점 이상 있어야 포인트 결제를 할 수 있는 등 제한이 있다.

금융당국은 포인트제도 개선을 위해 지난달부터 카드사 회원 사망 시 적립된 포인트를 상속인에게 상속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카드사들의 포인트 적립과 할인 혜택의 의무 유지기간을 5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의 입법 예고를 앞두고 있다.

박은애 기자 limitles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