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LF쏘나타 살펴보니… 군더더기 쫙 빼고 기본기 확 끌어올렸다

최근 출시된 현대자동차 LF쏘나타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 회사 국내상품팀 김영국 차장의 도움으로 신형 쏘나타의 달라진 점을 살펴봤다.

①지름 1㎝ 줄어든 운전대=운전자는 금방 눈치 채기 어렵겠지만 LF쏘나타의 운전대는 이전 모델인 YF쏘나타보다 작다. 1㎝가량 지름이 줄었다. 일반적으로 운전대가 작아지면 그립감이 좋아지고 조작이 편해진다. 운전대 형태도 기존의 것이 둥근 원에 가까웠다면 LF쏘나타는 손이 닿는 위치마다 형태가 조금씩 다르다. 찌그러진 타원형인 곳도 있고 그냥 원 형태인 곳도 있다. 김 차장은 “최적의 그립감을 위해 목업(실물 크기의 모형)만 4차례 만들어봤다. 설계 도면을 수십 차례 바꿨다”고 말했다. LF쏘나타 개발진은 운전대 크기 축소를 위해 내부에 위치한 에어백을 새롭게 설계해야 했다.

②실용 RPM 구간에서 성능 향상=LF쏘나타 2.0 CVVL 모델의 최고출력은 168마력으로 전 모델의 172마력에 비해 오히려 줄었다. 순간적인 힘을 나타내는 최대토크는 20.5㎏.m로 전 모델과 같다. 그러나 평소 가장 많이 표시되는 구간인 1500∼2000RPM에서의 성능은 향상됐다. 1500RPM에서 토크가 16.4㎏.m로 YF쏘나타의 16.1㎏.m보다 세졌다. 사양표와는 별개로 힘과 가속력이 좋아졌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대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실생활에서 별로 쓸 일이 없는 6000RPM 이상에서 기록된다.

③휴먼머신인터페이스(HMI)의 적용=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각종 버튼이 모여 있는 공간)의 버튼을 자세히 보면 경사가 져 있다. 아랫부분이 좀 더 앞으로 튀어나온 형태다. 김 차장은 “운전석 앉아 버튼을 누르면 손가락이 밑으로 내려가게 돼 있다”면서 “이렇게 경사를 두면 힘이 덜 들어가고 작동감이 좋아진다”고 했다. 개발진은 모든 버튼과 스위치를 비슷한 터치감과 압력을 갖도록 조율했다. 각각 다른 부품 업체에서 만들어지므로 해당 기업을 일일이 찾아다녔다고 한다. 자동차에서 나는 소리도 사람이 듣기 좋은 주파수에 맞췄다. 문 여는 소리, 방향지시등이 내는 소리, 시동이 걸리는 소리, 창문 여닫히는 소리 등 거의 모든 소리에 신경을 썼다.

④초보적 수준의 자동주행 구현=신형 쏘나타에서 강조되는 것은 ‘본질’이다. 화려하고 새로운 기능보다 기본기에 충실하도록 차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내 중형차 최초로 탑재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은 눈에 띈다. ASCC는 지·정체를 겪는 고속도로에서 유용할 것 같은 기능이다. 이것을 켜면 앞 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계산해 자동차가 스스로 정지와 출발을 한다. 브레이크를 밟았다 뗐다 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김 차장은 “테스트를 했을 때 실제로 작동할지 불안한 마음이었는데 앞차가 서면 진짜로 서더라”고 전했다. ASCC는 일종의 자동주행이기도 하다. 만약 옆 차로에서 다른 차가 급하게 끼어들면 경보가 발생하면서 기능이 해제된다.

⑤차체 강성이 개선됐다는 의미는=‘초고장력 강판 사용과 접착제 사용 부위를 늘려 차체가 단단해졌다.’ LF쏘나타의 단골 광고문구다. 이는 굽힘 강성과 비틀림 강성이 좋아졌음을 뜻한다. 굽힘 강성은 직진주행에서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차가 달리다가 갑자기 섰을 때 굽힘 강성이 좋은 차는 충격이 적다. 비틀림 강성은 안정적 회전을 도와준다. LF쏘나타는 굽힘강성이 35%, 비틀림 강성이 41% 개선됐다.

개발진은 차체 골격이 바뀜에 따라 충격흡수장치 등 ‘섀시’의 설계를 다시 해야 했다. 뒷바퀴 충격흡수장치의 부품인 로어암은 하나에서 두개가 됐다. ‘듀얼 로어암’은 뒷바퀴의 원심력을 최대한 억제시켜 회전 구간에서 안정성을 높인다. 김 차장은 “이전 모델과 성향이 완전히 다른 차”라면서 “엔진이 그대로여서 신차가 아니라는 비판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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