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셰일가스 전쟁’…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가 바뀐다

Է:2014-02-12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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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셰일가스 전쟁’…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가 바뀐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에 거둔 순이익(1094억원)의 20배에 이르는 20억 달러(2조1300억원)를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루이지애나에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한 에탄크래커 설비(에탄가스 분해 설비)를 짓는 프로젝트다. 한화케미칼은 석유화학산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탄크래커 외에 하위공정 설비를 추가로 건설해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미국 루이지애나에 연간 100만t의 에탄크래커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미국 액시올과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두 회사가 절반씩 지분투자를 한다. 롯데케미칼은 “기존 원료인 나프타 의존도를 줄이고 저가의 셰일가스 원료 사용 비중을 높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 에너지업체들이 셰일가스 시장으로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거세게 불고 있는 ‘셰일가스 붐’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석유를 정제해서 얻는 원료로 제품을 만드는 석유화학업체에 셰일가스는 값싼 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신세계’다. 채굴기술 발전으로 기존 천연가스보다 값이 저렴해지면서 셰일가스는 ‘메가톤급 태풍’이 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에서 일기 시작한 셰일가스 혁명이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를 바꿔놓았다”고 분석했다.

◇“셰일가스 시장을 선점하라”=석유화학업체들이 셰일가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가격경쟁력에 있다. 셰일가스를 기반으로 하는 에틸렌 생산원가는 t당 600달러로 추산된다. 아시아·유럽에서 나프타를 기반으로 하는 에틸렌 생산원가는 t당 1000∼1200달러 수준이다.

미국은 셰일가스를 이용한 석유화학 설비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에너지경제경구원은 미국이 2018년까지 1254만t 규모의 에틸렌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에틸렌 설비(828만t)의 1.5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미국에서 값싼 에틸렌이 공급되기 시작하면 글로벌 석유화학업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발 빠르게 셰일가스 시장으로 뛰어들거나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또한 에너지기업들은 셰일가스를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우리나라는 러시아나 중동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를 들여오는데 이를 셰일가스로 대체할 경우 30%가량 수입단가가 낮아진다.

SK E&S는 지난 9월 미국 프리포트LNG와 천연가스 액화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2019년부터 셰일가스를 액화천연가스로 바꿔 국내에 연간 220만t을 들여올 계획이다. GS에너지도 셰일가스 수입에 관심을 두고 광구 탐사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분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 대성그룹도 미국 셰일가스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현재 미국 이글포드 사업에 참여해 하루 3만7600배럴의 셰일가스를 생산해 북미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하루 평균 2만 배럴의 셰일가스 생산을 목표로 캐나다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인 ‘블랙골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석유화학산업은 중동기업의 글로벌 공급 확대, 중국의 석유화학제품 자급자족 가속화,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저가 석유제품 생산 임박 등으로 위기 국면”이라며 “세계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국내 기업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뜨거워지는 글로벌 ‘셰일가스 전쟁’=셰일가스는 탐사·채굴·생산에 상당한 기술력과 자본을 필요로 한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탁월한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에너지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 여기에다 석유화학 설비, 운송 장치 등 산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장도 상당하다.

현재 셰일가스 관련 기술을 확보하고, 생산까지 이룬 나라는 미국과 캐나다뿐이다. 미국이 셰일가스를 국가경제 성장동력으로 삼자 중국은 적극적으로 ‘기업 쇼핑’에 나서고 있다. 전 세계에서 셰일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중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36조1000억㎥에 이른다.

지난 5일 중국 최대 석탄개발기업인 선화그룹(神華集團)은 미국 덴버에 본사가 있는 ECA와 합작회사를 세웠다. 선화그룹은 9000만 달러를 투자해 펜실베이니아주 그린카운티에 있는 셰일가스 광구 25곳을 개발할 예정이다. ECA는 운영을 맡았다. 선화그룹은 노골적으로 셰일가스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배우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시노펙·SINOPEC)는 지난해에 22억 달러를 투입해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회사 데본의 지분을 사들였다.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는 151억 달러를 들여 셰일가스 관련 기술을 보유한 캐나다의 넥슨을 인수했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유럽의 대형 석유회사도 ‘셰일가스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프랑스의 정유·석유화학업체인 토탈은 4800만 달러를 투자해 영국 중동부 링컨셔지역 셰일가스를 개발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영국의 셰일가스 매장량은 7400억㎥. 토탈은 미국·아르헨티나·중국·호주 등에서 활발하게 셰일가스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은 특정지역이 아닌 각 나라에 골고루 분포해 있다는 장점이 있는 데다 최근 친환경 에너지로 천연가스가 각광을 받고 있어 기술 개발 및 투자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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