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저성장 탈출 해법은] 전면적 시장개방 한국 VS 장벽 유지 말레이시아
한국 증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 듯하던 한국경제가 저성장·침체 우려 속으로 빠졌다는 현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경제가 위기 때마다 선택했던 ‘시장을 더 열고, 수출을 더 늘리는’ 전략이 한계를 보여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시장 개방’ VS 말레이시아 ‘장벽 유지’=16일 대우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5.7%로 2011년 말(2.8%)의 배 수준이 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오히려 3.2% 하락했다. 나라경제 전체의 흑자율은 더 좋아졌는데 정작 시장의 활력은 떨어졌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비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2011년 전 세계적 저성장 국면이 오기 전까지는 비슷한 궤적을 그려온 말레이시아 시장은 2011∼2013년 전혀 상반된 성과를 냈다. 말레이시아는 2011년 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율이 11.0%에서 2013년 5.3%로 반토막 났지만 KLCI지수(말레이시아 대표지수)는 21%나 급등했다.
두 나라가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선택해온 시장 개방의 폭과 방향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한국은 당시 헤지펀드 자금도 마다하지 않고 전면적 시장 개방을 선택한 반면 말레이시아는 지금도 장벽이 높은 편에 속한다. 한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대기업 위주의 수출 전략으로 위기를 타개했다. 실제 한국은행의 ‘2011년 산업연관표’를 보면 2011년 중 우리나라의 재화 및 서비스 총 공급에서 수출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글로벌 금융이기 이후인 2009년 31.8%에서 2011년 33.7%로 늘어났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2008년 이후 GDP 대비 수출 비중은 오히려 하락하고 민간소비 비중을 늘려 왔다.
◇한국경제 3대 허들에 직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한국경제의 3대 허들과 5대 대응과제’ 보고서에서 “한국경제는 저성장 함정, 신(新) 샌드위치 위기, 주체들 간 대립 프레임이라는 3대 허들(장애물)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저성장 함정은 1980년대 8.6%에 달했던 잠재성장률이 1990년대 6.4%, 2000년대 4.5%, 2010년대 3.6%로 급속히 떨어지는 추세를 말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년 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4%, 17년 후에는 1%로 떨어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을 밑돌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보고서는 “신흥국의 거센 추격과 선진국의 제조업 부흥으로 우리 경제가 ‘신(新)샌드위치 위기’에 봉착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중국이 가격경쟁력으로 추격하고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는 샌드위치 구조였다면 이제는 신흥국의 기술격차 추격과 선진국의 공세적인 제조업 부흥 정책으로 고강도 양면 협공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경기가 좋았던 2005∼2007년 더 나은 성장을 보여주던 한국 시장의 수출 위주 전략은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위기 앞에서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팀장은 “이미 수출 위주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이 내수만으로 경기를 회복할 수는 없지만 말레이시아처럼 한국보다 더 작은 규모의 내수시장을 갖고도 더 견고하게 버티는 것을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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