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블랙가스펠’ 주연 양동근·정준 “영화에서도 현실에서도 우리는 믿음의 친구”
블랙가스펠의 영적 근원을 찾아가는 음악 다큐멘터리에서 두 남자가 만났다. 양동근(등대교회)과 정준(100주년기념교회). 한 사람은 ‘거리의 부랑아’, 다른 사람은 착한 ‘교회 오빠’ 이미지다. 영화 ‘블랙가스펠’ 개봉 이틀 전 1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둘에게 물었다. 이 영화를 왜 찍었는지, 무엇을 담았는지. 이 질문에 대해 둘은 똑같이 ‘하나님’이라고 답했다. 무엇을 얻었느냐. 이 답은 달랐다.
양동근은 사랑, 정준은 우정이라고 했다. 양동근은 지난해 봄 영화를 촬영하고 돌아온 뒤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했고, 결혼했으며, 아들 ‘준서’를 얻었다. 영화를 찍는 동안 1979년생 동갑내기 친구 양동근과 한 방을 썼던 정준은 친구를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아끼게 됐다고 한다. 카페에 먼저 나타난 양동근의 일성. “기자님, 준이 오기 전에 질문 빨리 해주세요. 준이 오면 제가 말을 못해요(웃음).”
-(웃음)왜 정준씨가 오면 말을 못하세요?
“평소에 인터뷰하면 준이가 다 해요. 준이가 워낙 말을 잘 해요. 저는 생각도, 말도 아주 느려서요.”
-올해 3월 아들을 얻으셨죠. 축하드려요. 지난해 봄 블랙가스펠 촬영 직후 결혼한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 할렘에서 영화를 촬영할 동안 여자친구랑 헤어진 상태였어요.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여자친구가 더 그립고 보고 싶었고요. 누가 들으면 코웃음 칠지 모르겠지만 저는 아내라는 십자가를 져야겠다고 결심했고, 프러포즈했어요.”
-그 선택에 신앙과 같은 내면의 변화가 영향을 미친 건가요.
“‘회개 이제 그만하고 싶다’에서 나온 거예요. 제가 교회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자리에 섰는데 제 삶은 매주 회개를 반복하는 거예요.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생활을 청산하고 새롭게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블랙가스펠 대사 중에 ‘자유’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신앙 때문에 그걸 포기하게 된 건가요.
“아프리카 노예들이 맨 처음 내린 미 찰스턴항구로 여행가면서 준이랑 대화를 나눴던 건데요. 교회에서 ‘자유’ ‘자유’ 하는데 이해가 잘 안됐어요. 하나님 안의 자유가 뭘까. 그런데 언젠가부터 제가 하나님을 느끼면서 그걸 알게 됐어요. 참 자유라고 할까요.”
이때 정준이 등장했다. 검정색 뿔테 안경에 세미 정장 차림. 이내 대화에 합류했다.
“저는 일정한 틀 안에서 자유를 늘 느꼈다고 말했는데 동근이는 처음에 아무 틀 없이 하나님을 찾았나 봐요. 믿음이 없으면 두렵고 외롭죠. 동근이가 믿음 안에서 자유를 알게 된 모양이에요.”
-두 사람은 언제부터 친구였나요. 성격이 참 다른 것 같은데 어떻게 친구가 됐어요?
“2008년 군대 있을 때 제가 동근이한테 먼저 전화를 걸었어요. 그 후로 줄곧 친하게 지냈어요. 영화 찍은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전 어릴 때부터 선교사를 꿈꿨고 동근이는 힙합을 했고 몇 년 전부터 하나님을 만났죠. 서로 다른 점을 보면서 배우는 것 같아요. 며칠 전에 이 녀석한테 ‘오늘 너와 함께 있어 행복했고 참 고맙다’고 문자를 보냈어요.”
-어떤 점이 고마운가요. 답장은 뭐라고 왔나요.
“동근이는 답장 안 하죠(웃음). 원래 그런 거 잘 안 해요. 극장 시사회 인사 갈 때 동근이가 갑자기 ‘우리 소리 지르면서 무대로 가자’고 돌발 제안을 한다거나 갑자기 농담해서 마구 웃긴다거나. 그런 게 너무 좋아요. 근래엔 준서 키우는 거 보고 나도 빨리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동근이는 제가 뭘 줘도 아깝지 않은 친구예요.”
-블랙가스펠을 찍을 때 어떤 마음을 가지셨어요?
“블랙가스펠은 노예의 삶을 살았던 흑인들의 소울, 삶이에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갈구하면서 해방의 희망, 꿈을 담아 노래를 불렀어요.”(정준) “영화에 등장하는 위다 하딩 선생 같은 분은 우리의 소리가 아니라 영혼을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하딩은 제 이니셜 YDG에 ‘Young Deliverer for God(신을 향한 젊은 구원자)’이라는 멋진 이름을 지어주셨어요.”(동근)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싶나요.
“전 문화 선교를 하고 싶어서 영화를 찍었어요. 관객들도 같은 마음이면 좋겠어요. 크리스천이라면 이 영화 보시라고 말하고 싶네요.”(정준) “교회로 데리고 가기 힘든 사람들 극장으로 데려가면 돼요. 이 영화를 보고 교회 가고 싶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동근)
인터뷰 후 양동근은 정준에게 물었다. “저녁 때 뭐하냐. 나랑 같이 만화영화 ‘사이비’ 보러 갈래?” “그래 같이 가자.” 둘은 카페를 총총 나섰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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