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짜기 옵서예’ 2013년 2월 다시 본다… 1966년 국내 창작 뮤지컬 1호로 화려한 출발
1966년 10월 26∼29일 서울 시민회관(세종문화회관)에서 올려진 ‘살짜기 옵서예’는 고전소설 ‘배비장전’을 원작으로 한 한국 창작 뮤지컬 1호 무대였다. 사또 배비장과 기생 애랑의 사랑과 이별을 코믹하게 다룬 이 뮤지컬의 여주인공은 가수 패티김이 맡았다. 이후 배우가 바뀌면서 6차례 공연된 ‘살짜기 옵서예’가 내년 2월 19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다시 무대를 올린다.
10일 오후 서울 삼청동 삼청각에서 열린 ‘살짜기 옵서예’ 제작발표회에 앞서 46년 전 초연 때 애랑을 연기한 패티김(74)과 2013년 무대에서 애랑을 맡은 뮤지컬 배우 김선영(38)이 기자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두 사람은 이 자리를 통해 처음 만났다. 패팀김이 먼저 “당시 3개월 정도 연습했는데 굉장히 추워서 고생을 많이 한 기억이 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뮤지컬에 출연하게 된 동기에 대해 소개했다. “가수로 성공하고 싶은 꿈과 희망을 안고 1963년 미국으로 갔지만 막상 도착해 보니 한국인은 찾아보기 힘들고 인종차별도 심한 데다 나보다 키도 크고 노래도 잘하는 가수가 많은 거예요. 그러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우연히 뮤지컬 단역으로 출연한 적이 있는데 저도 모르게 빠져들었죠.”
하지만 그는 1966년 어머니의 병이 악화돼 두 달 예정으로 잠깐 귀국했다가 작곡가 길옥윤씨를 만나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살짜기 옵서예’ 오디션을 보게 됐다고 한다. “주인공으로 무대에 오르니 여기가 제가 있을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애랑은 원래 애교 넘치고 고혹적인 캐릭터이지만 도도하고 자존심 강한 이미지로 밀고 나갔다”고 밝혔다.
1주일간 예정으로 막 오른 ‘살짜기 옵서예’ 초연은 패티김과 곽규석 김성원 등 스타들의 출연으로 암표가 생길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나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의 방한으로 나흘 만에 막을 내렸다. 패티김은 “존슨 대통령이 시민회관에서 연설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연을 중단해야 한다는 거예요.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당시에는 정부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죠.”
‘엘리자벳’ ‘조로’ 등 뮤지컬에서 주역을 맡은 김선영은 “초연 때 얼마나 열정적이고 아름다웠을까 상상하면서 선생님에게 한 수 배우고 싶다”고 조언을 부탁했다. 이에 패티김은 “여러 무대를 선 경험이 풍부하니 자신만의 색깔을 갖고 연기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번 무대에 카메오로 출연할 의사가 없느냐”는 질문에는 “김선영의 무대이니 사양한다”고 답했다.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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