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5 안철수 후보 전격 사퇴] 왜 접었나…“이대로 가다가는 공멸한다” 최악 상황 치닫자 전격 결단
무소속 안철수 대통령 후보가 23일 오후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한 것은 야권 전체에 “이대로 가다가는 공멸한다”는 우려가 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과 극한 대치로 국민적 실망감이 커진 마당에 후보 담판까지 가서는 더 이상 ‘아름다운 단일화’를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사퇴 4시간 전만 해도 단일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오후 4시쯤 종로경찰서에 직접 찾아가 대선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서류인 범죄경력조회서를 발급받고 서울 공평동 캠프로 돌아왔다.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며칠 전부터 후보 등록에 필요한 선거구별 선거사무소 소장과 회계 담당자들을 물색했다”며 “내일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있을 예정”이라고 귀띔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안 후보는 오후 8시20분 돌연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단일화 방식을 놓고 대립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며 “옳고 그름을 떠나 새 정치에 어긋나고 국민에게 더 많은 상처를 주게 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
실제로 안 후보가 사퇴 회견을 하기 직전 단일화 논의는 최악의 상황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실무급 마지막 접촉이던 ‘특사’ 회동에서도 안 후보 측은 ‘가상 양자대결+지지도 조사’, 문 후보 측은 ‘가상 양자대결+적합도 조사’를 각각 주장해 시간상 여론조사마저 불가능해진 상황이었다. 특히 양측이 서로를 향해 “언론플레이를 한다”거나 “거짓말을 늘어놓는다”고 비난하며 감정의 골도 깊어진 상태였다. 양측은 유불리를 따지지 않겠다는 공식 입장과 달리 철저하게 계산에 따라 행동한다는 외부의 비판도 쏟아졌다.
때문에 담판으로 어느 한쪽이 양보한다 해도 서로의 지지층을 한데 통합하는 게 불가능하게 됐다는 우려가 많았다. 안 후보가 내건 ‘새 정치’도 ‘단일화 이전투구(泥田鬪狗)’에 가려 빛을 잃어가는 상황이었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한 부담과 책임감도 느낀 듯하다. 그는 사퇴 회견에서 “대통령이 되어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후보와 담판을 하더라도 결국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는 한 해법이 없다는 현실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안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문 후보가 많이 변했더라. (단일화 방식에 대해) 요지부동이었다”고 전했다.
전날 단일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한 50대 남성 사건도 안 후보 사퇴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름답지 않은 단일화 과정으로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절박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결국 안 후보는 스스로 사퇴하는 것만이 정권교체의 불씨를 살리고 자신이 정치인이 된 목적인 새 정치를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결론을 내린 것이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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