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지도로 사진으로, 눈앞에 펼쳐지는 성서의 세계… ‘포이에마 성서지도’

포이에마 성서지도/앤손 레이니, 스티븐 나틀리 지음, 이미숙 옮김/포이에마

성경의 배경이 되는 세계를 ‘평생’ 동안 연구하여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 펴내는 학자들은 존경을 받아 마땅하다. 신구약 성경의 역사 지리학적, 고고학적 배경을 밝히는 이런 종류의 방대한 책은 그 방면의 전문가라고 해도 필생의 노력을 바쳐야만 결실을 맺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앤손 레이니와 스티븐 나틀리, 두 저자는 그 방면의 달인이란 칭호를 받는다.

저자들에게는 대단히 죄송스러운 일이 이제 독자들에게서 일어난다. 그것은 바로, 독자에 따라 이런 노작을 정독하고, 그렇게 해서 배운 그 내용을 중동 현지를 방문하여 현장에서 확인하여 체득한다면 그런 독자들은 단 한 학기 자습과 실습만으로도 이 방면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의 평생의 노작을 비전문가인 독자가 한 학기 정도의 학습으로 어느 정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책이 성서의 역사적·지리적·고고학적 배경을 집대성한 이 시대 최고의 아틀라스라고 본다. 성서의 역사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는 사람들을 자극하고 격려하는 데 그 목적이 있는 이 성서지도는 지난 20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이 있었던 고대 근동의 유적과 유물, 고대 문헌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성서의 사건, 인물, 역사적 무대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돕는 한편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과 그들의 이웃이 경험했던 사건들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책의 내용만큼이나 외모도 중후하다. 국배판변형(244×320)에 모두 444쪽이다. 무게는 북 케이스 포함 2.5㎏이나 나간다. 이 지도책에는 270여 장의 사진과 240여 개의 지도와 18개의 도표가 들어 있다.

240여 개의 지도마다 지리적 배경을 밝혀주는 것은 물론이고, 역사적 사건이 어떤 경로를 거쳐 일어났는지를, 사건의 이동 경로까지 확연히 볼 수 있도록 화살표로 표시해 주고 있다. 쌍방 간의 전투가 벌어진 곳에서는 화살표들은 색깔을 달리하여 양 진영의 진지와 이동 경로와 충돌 지점 등을 밝힌다. 필요에 따라 지명이나 이동 경로, 사건 등에 간단한 설명을 첨가할 때는 박스 처리하여 지도 속에 넣어주는 최상의 편의를 독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독자를 위한 이런 배려는 다른 아틀라스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점이다.

270여 장의 사진 자료는 대다수가 발굴 물, 발굴 현장, 부조, 조각, 석비, 토판, 화폐, 문자, 두루마리, 파피루스 단편 등인데, 진귀하고 희귀한 것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시간을 거슬러 역사를 재구성하는 일에 도움을 주는 자료들이다.

성경을 읽을 때나 공부할 때 이 책을 옆에 놓고 참고하다 보면 독자들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성경 본문에 대한 입체적 이해를 하는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독자에 따라서는 이 지도책 자체만을, 참고도서가 아닌 주교제로 삼아 공부한다면 ‘나도 전문가’라고 하는 자긍심을 느낄 정도로 배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특히 목회자들과 신학도들에게는 이 지도책이 성경의 새로운 차원을 볼 수 있도록 격려할 것이다.

성지 방문 계획을 세운 이들이라면 여권, 비자, 티켓, 필요경비 등도 필수적이지만, 이 지도책을 한 번 공부하고 간다면, 힘들여 마련한 비용과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은 큰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 여행사의 안내는 일반적으로 상식적이거나 피상적일 수밖에 없다. 일반 관광객이라면 여행사의 안내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러나 성경에 대한 폭넓고 깊이가 있는 이해에 욕심이 있다면 이 역사지리 지도책은 좋은 안내자 구실을 할 것이다.

민영진 박사(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현 침례신학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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