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기의 溫 시네마-더 스토닝]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1980년대 중동 이란 호메이니 정권하에서 소라야라는 여인에게 실제로 가해졌던 이 잔인한 투석형은 이 사건을 직접 목격한 그녀의 이모가 마을을 지나던 프랑스 외신기자에게 전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기자 프리든 사헤브잠은 이후 이 사건을 심층 취재하여 소설로 엮어 냈고, 이를 읽은 할리우드 감독 사이러스 노라스테가 각본을 썼으며,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제작한 영화사 ‘엠파워(Mpower)’가 영화화하기에 이른다. 기자 역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에서 ‘예수’ 역을 한 제임스 카비젤이 페르시아어로 연기한다.
이란의 마지막 왕조 시대에서 호메이니 정권으로 넘어가던 즈음 아내 소라야와 두 아들과 두 딸을 둔 교도소 간수 알리는 전직 의사 출신 수감자를 봐 준다는 조건으로 그 남자의 어린 딸과 결혼하기를 원한다. 알리는 먼저 아내 소라야와 이혼을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위자료로 돈을 주기는 싫다. 소라야는 남편 알리에게 미련은 없다. 단지 아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집과 돌밭 한 뙈기로는 어림도 없을 뿐이다. 알리는 걸림돌인 소라야를 어떡하든 치워버리고 싶다. 왕조 시대 때 죄수였던 성직자 하산의 전력을 마을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알리는 그를 협박하여 일을 꾸민다. 이 음모에 마을에서 가장 어리숙한 남자 하셈을 끌어들여 소라야와 간통죄로 엮는다. 간통죄는 곧 투석형(스토닝)이다.
이는 비단 아랍의 이란에서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유엔의 보고에 따르면, 비밀스럽게 자행되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내긴 어렵지만 지난 15년 동안 ‘명예살인’이라는 이름으로 세계 각처에서 행해진 투석형은 수천 건이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더 스토닝’ 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진 과정은 ‘전해짐’이다. 사건을 직접 목격한 소라야의 이모가 이란계 프랑스 외신기자에게, 이를 이란계 미국 감독이 다시 영화로 세상에 알렸다. 소설화되고 영화화되는 과정에서 서구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동안 얼마만큼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는지는 모른다. 실제로 영화 ‘더 스토닝’은 드라마 작법상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 정확히는 남자들을 일방적인 한편으로 만들어서 소라야 캐릭터를 부각시키고 마지막 엔딩 10분을 위해 드라마를 점점 고조시킨다. 그러나 이란 감독 아쉬가르 파라하디가 찍은 현재 이란 사회의 ‘가족과 계층’에 초점을 둔 영화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처럼 각 인물의 ‘개연성’을 치밀하게 살린 그 디테일은 ‘더 스토닝’에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객에게 울림을 주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에서도 집단 따돌림인 ‘왕따’나 인터넷상의 악성 댓글 등 그 형태만 다를 뿐 중세의 마녀사냥이 또 다른 폭력으로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요한복음에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을 시험하기 위해 짜인 각본대로 간통한 여인을 투석형에 처해야 하는지에 관한 답을 예수님으로부터 듣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미 이 사건의 본질을 간파하신 예수님이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말씀하시자 모인 군중은 돌을 내려놓고 하나 둘 그 자리를 떠난다. 예수님은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이 천년이 지난 오늘날, 사람들은 여전히 돌을 던지고 있다.
(제10회 서울국제기독영화제 수석 프로그래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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