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회심-남궁설민 파티마의원 원장] 여성 암환자 얼굴서 ‘행복’을 보고…
지난 15일 서울 압구정동 파티마의원에 들어서자 찬송소리가 흘러나왔다. 직원 예배 중이었다. 찬송과 기도, 말씀 묵상이 이어졌다. 마치 교회에 온 것 같았다. 성형 환자는 좀처럼 볼 수 없었다. 대신 다른 사람들이 찾아왔다. 말기 암 환자라 했다. 남궁설민(63) 원장은 그들을 편안하게 맞았다. 직원 예배가 끝나자 이번엔 암 환자 10명과 드리는 예배가 시작됐다. 작은 부흥회를 방불케 했다. 박수와 찬송이 반복됐고 말씀을 큰 소리로 읽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국내 최고 성형외과 의사인 남궁 원장이 암 환자와 예배드리는 이유를 밝혔다.
평생 성형수술만 했다. 30여년 동안 신체 콤플렉스 때문에 사회생활에 어려운 사람들을 도왔다. 하지만 외모지상주의를 퍼뜨리는 데 일조했다는 측면에서는 회개 기도 제목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로 예뻐졌다. 하지만 다시 불만족한 자신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은 걸 봤다. 나는 연예인 성형수술도 많이 했는데 성형으로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살한 사람도 있었다. 목표는 있었지만 인생 목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인생 마지막을 흉터나 화상을 없애주는 수술을 하면서 봉사하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암 환자를 만난다. 운명적 사건 때문이다.
내 인생의 만남
첫 사건은 30년 전 골수암에 걸린 여성을 만난 것이다. 행복한 얼굴이었다. 한쪽 다리가 코끼리다리처럼 생겼는데도 즐거워했다. 나더러 예수를 믿으라고 했다. 놀라웠다. 당시엔 거부했지만 나는 결국 하나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예수를 믿었다.
두 번째 만남은 8년 전 일어났다. 알고 지내던 후배 한 명이 실직을 했다. 이튿날 만나자고 약속했는데 주검이 됐다. 자살을 했다. 알고 보니 폐암에 걸려 있었다. 실직까지 하고 나자 가족들을 어렵게 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교회 성가대장을 하던 심성 고운 친구였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그때까지 가난한 사람들이 겪는 고통을 몰랐다. 부유하고 인기 있는 사람들만 상대했지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몰랐다. 가난한 사람들이 암에 걸렸을 때 선택할 길이 없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됐다.
후배가 죽기 전 기이한 경험을 했다. 매일 새벽 4시쯤 눈을 떴다. 내 의지가 아니라 그냥 눈이 떠졌고 잠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교회에 나갔는데 계속 눈물만 났다. 이런 일이 40일 동안 반복됐다. 해외 출장을 가도 어김없이 새벽에 일어나 울었다.
후배가 죽던 새벽에도 기도했는데 그날은 후배를 위해 간절하게 기도했다. 나는 그가 천국에 갔다고 믿는다. 나는 왜 40일 동안 새벽에 일어나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렸는지 알게 됐다. 후배를 위한 진실한 기도를 드리도록 하나님이 준비시켰던 것이다.
그의 죽음은 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했다. 묘하게도 나에게 예수를 처음 전한 여성도 암환자였다. 암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많은 전문가도 만났다. 말기 환자들을 만나 미국이나 일본의 전문의를 만나도록 주선했다. 그중엔 2년 전 세상을 떠난 여배우 J씨도 있었다.
결정적인 사건은 작년 12월에 일어났다. 경기도 인근 국도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시속 130㎞로 달려온 중형차가 내 차를 덮쳤다. 누가 봐도 나는 그 자리에서 죽었어야 했다. 그런데 멀쩡했다. 상처 하나 없었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사고 직후 1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영혼과 육체, 삶과 죽음의 실체를 알게 됐다. 내 영혼이 육체에서 나오는 것을 봤다. 나는 그것이 내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은 순간이라고 믿는다. 거스를 수 없는 하나님의 강권적 역사였다.
육체는 영혼이 지배한다. 실체는 보이지 않는 영혼이다. 삶과 죽음도 따로 있지 않다. 사는 게 죽는 것이고 죽는 게 사는 것이다. 육체는 허상이며 영혼은 실상이다. 암 역시 육체다. 육체가 허상이라면 암도 허상이다.
이사야 53장 말씀인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5절)는 진짜다. 예수가 이 땅에 오신 것은 인간의 죄와 질병, 모든 상처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우리는 2000년 전 완전하게 나음을 입었다. 2000년은 하나님의 시간 개념에서 아무 것도 아니다. 하나님의 시간은 항상 현재다.
영혼 살리는 의사로 살리라
뉴아이암치유연구센터가 추구하는 것은 영혼의 변화다. 중요한 것은 암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암은 일종의 육체의 가시다. 그러나 선물이기도 하다. 암을 통해 내가 새로운 사람(New I)으로 변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암이 선물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지 않나. 디모데전서 4장 4∼5절을 가장 좋아한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거룩하여짐이라.”
암을 축복으로 여겨야 한다. 감사함으로 받을 때 암도 자연히 낫는다. 암은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면서 생긴다. 기도 한 번에, 수술 한 번에 나을 수 없다. 무엇보다 영혼이 새로워져야 한다.
환자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암이 치료되면 뭐 할 건데요?” 어차피 암이 나아도 언젠가는 죽는다. 암 치료가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 영혼이 사는 게 목적이 돼야 한다. 성형수술 받고 예뻐졌는데 왜 다시 실망하는가. 예뻐지는 것 자체가 목표였기 때문이다. 암은 내면의 문제다. 원망하기보다 감사함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감사하는 마음이 특효약이다.
요즘 환자들과 100일 훈련을 한다. 날마다 말씀을 읽고 묵상한다. 영혼을 말씀으로 채우기 위해서다. 말씀만이 능력이다. 영혼의 혁명적인 변화는 고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래서 암은 선물이다. 이 사실을 알고 영혼의 자유함을 누린다면 암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암은 불치병이 아니라 난치병이다. 고치기 힘들 뿐이다. 희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평생 육체의 성형수술만 했다. 이젠 마음을 성형하는 의사로 살고 싶다. 암 환자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기쁨이 없고 스트레스도 많다. 이분들과 함께하고 싶다. 모든 게 감사하다.
정리=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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