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Tip] (2) 성경 속 족보

성경에 기록된 족보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와 경륜을 깨닫게 해주는 창조주의 세계 및 인간 경영 백서다. 유대사회에서는 어떤 사람을 언급할 때 그 사람의 아버지, 할아버지 등 직계 혹은 방계의 몇 대를 언급하는 관습이 있다. 아담의 족보, 가인의 족보, 예수님의 족보 등은 가계의 정통성과 역사적 실재성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족보가 모든 인물을 기록해 놓은 것은 아니다. 저자의 의도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족보에서는 구약의 족보와 달리 ‘과거 있는’ 여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친상간의 죄를 범한 다말, 기생 라합, 모압 여인 룻, 간음한 여인 밧세바 등. 마태복음 1장의 족보와 누가복음 3장의 족보는 차이가 난다. 마태는 왕으로 오신 예수님을 강조하며 아브라함으로부터 예수님에 이르기까지 45대를 내림차순으로 기록했다. 누가는 예수님의 인성에 주안점을 두고 예수님으로부터 아담까지 75대를 오름차순으로 기록했다.

창세기 5장에 기록된 아담의 족보는 노아까지 10대를 자세히 보여준다. 아담의 9대손 노아가 600세 되던 해까지 살아있던 사람은 므두셀라다. 이는 대홍수 때까지 므두셀라가 살아있었다는 뜻이다. 노아가 태어났을 때 아담의 6대손 에녹 외에도 2대손 에노스와 3대손 게난, 4대손 마할랄렐, 5대손 야렛, 7대손 므두셀라, 8대손 라멕이 살아있었다. 여기서 특이한 건 에녹이 60세에 므두셀라를 낳고 300년을 더 살다가 죽음을 보지 않고 하나님 나라로 올라간 것이다. 유대 랍비들은 에녹이 365년까지 산 것은 365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가르친다.

창세기 11장 10절부터 26절까지 노아의 아들 셈으로부터 아브람까지 두 번째 10대 족보가 기록돼 있다.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 그의 나이는 75세였다(창 12:3). 아브람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으로 이름이 바뀐 뒤 100세에 이삭을 낳고 175세까지 살았다. 이삭은 리브가로부터 60세에 에서와 야곱을 얻었다. 그렇다면 에서와 야곱이 15세가 될 때까지 아브라함은 생존했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유대인이 강조하는 3대 신앙의 계승을 엿볼 수 있다. 에서와 야곱은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할아버지 아브라함이 모리아산에서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할 정도로 하나님의 말씀을 청종해온 ‘믿음제일주의’의 가계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성경은 한 인물을 볼 때 당대만 보지 말고 주변과 인물들, 문화를 함께 볼 것을 강조한다. 통합적인 시각을 요구하는 것이다.

함태경 기자 zhuanji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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