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김승욱] 미래에 대한 두려움

Է:2011-05-29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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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시평-김승욱] 미래에 대한 두려움

유럽에서 복지국가 이념이 쇠퇴한 이유는? 100년 기업 GM 몰락의 이유는? 중국 미래에 가장 큰 문제점은?

이상의 세 질문에 대해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답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고령화 현상이다. 한국인들은 이제 100세까지 사는 것을 더 이상 축복으로 여기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HSBC보험그룹의 17개국 대상 설문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은 은퇴에 가장 비관적이었다. 영국 캐나다 미국 프랑스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도 은퇴라는 단어에 ‘자유’와 ‘행복’을 떠올리며 노후에 대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우리는 ‘자유’를 떠올린다는 응답은 34%로 세계 평균(48%)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반면에, ‘재정적 어려움’(55%) ‘두려움 및 외로움’(30%) 등의 답변이 가장 높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 ‘저축이 충분치 않아서’(47%)라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제3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크게 개선된 것 같지 않다. 은퇴 후 가계경제 수준에 대한 질문에 ‘부모보다 조금 더 잘살 것’이라는 응답조차도 38%에 불과했으며,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비율도 27%로 상당히 높았고, ‘조금 더 못살 것’이라는 응답도 16%로 적지 않았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넥스트 소사이어티’에서 이 시대의 고령화 현상은 과거 로마시대 이후 처음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인류는 위생, 암 정복, 장기이식, 호르몬 요법, 유전자 치료의 5단계 수명혁명이 급속하게 진행 중이며 텍사스대학의 오스태드 교수는 앞으로 인간의 수명이 150년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지어는 2045년에는 인간이 죽음을 극복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레이먼드 커즈와일(Raymond Kurzweil)은 저서 ‘The Singularity is Near’(특이점이 온다, 김영사)에서 반세기 내에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사라지고 인류는 불멸의 존재로 진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상과학 소설 이야기가 아니다. 그는 각종 혁신·발명상을 휩쓸어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었으며, 명예박사 학위를 15개 갖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이 공동으로 설립한 대학원이 바로 싱귤레러티 유니버시티이고, 이 대학의 초대 총장도 커즈와일 박사이다. 타임지는 지난 2월호에서 그의 견해를 커버스토리로 다루었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서 인간 생명을 무한히 연장할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다면 이 사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산업사회가 도래할 때 서구 지식인들은 노동을 팔고 사는 산업사회의 미래에 대해서 많은 우려를 했다. 예를 들어 19세기 영국 사회비평가 매튜 아놀드(Matthew Arnold)는 당시 시대를 “하나(농경사회)는 이미 죽었고, 다른 하나(산업사회)는 아직 태어날 만큼 힘이 없는 두 세계” 사이에 끼여 있는 처지라고 묘사했다. 이 진술은 현대에 더 적합하다. 놀라운 속도로 변하는 인류사회는 어떠한 모습이 될지 아무도 예측을 하지 못한다. 뉴욕타임스 106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메가트렌드 2000’에도 1990년에 발행될 때, 불과 3년 후에 등장한 인터넷이라는 단어는 한 번도 언급되지 못했다.

많은 지식인들이 자본주의 사회가 가져올 빈부격차를 염려했지만, 자본주의 시대에도 죽음 앞에서 인류는 평등했다. 그러나 이제 돈으로 죽음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 것인가?

돈의 위력은 그 어느 시대보다 가공할 만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이런 세상에서 정부의 역할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 포퓰리즘 논란을 넘어서 심각하게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김승욱 중앙대 교수 경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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