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많이 나간다고 레슬링도 잘하나”… 전문가들이 본 우리금융 민영화
17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우리금융지주 매각안’의 후폭풍이 만만찮다. 전문가 대부분은 이번 매각안이 산은금융지주를 위한 ‘맞춤형’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산은지주 외에 다른 인수후보가 거의 없어 경쟁의 실효성도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의 정책결정 과정에 큰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많았다.
◇“소수 고위관료가 정책일관성 훼손”=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인사) 한두 명에 의해 정책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이라며 “민영화 작업이 갑자기 대형 국유은행 설립안으로 뒤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산은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한 후 민영화하면 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금융 단독으로도 민영화가 안 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면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 국고에 쌓는 것보다 국민주 방식으로 지분을 싸게 팔아 국민들이 혜택을 보도록 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민영화를 하랬더니 갑자기 국책은행 두 개를 합치는 안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두 은행 합병 후 정부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면 이 역시 프리미엄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이럴 바에야 우리금융 지분을 블록세일(분할매매)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매각안은 민영화 취지와 완전히 달라 민영화 작업이 더 요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우리금융 민영화는 민간 매각을 통한 효율성 증대를 원한 것이지 시너지 없는 국책은행을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시너지 없고 메가뱅크 효율성 의문”=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이런 인수·합병(M&A)의 성과는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으로 좌우되는데 양 지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회장이 바뀐다”면서 “신뢰할 수 없는 리더십 아래 양 지주 간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매가뱅크의 효과에 대한 회의도 만만찮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두 지주사 간 합병이 업계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다”면서 “일본 은행도 덩치는 크지만 효율성이 없다. 두 지주의 기업가치가 크게 높아지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지점이 많고 성격이 유사한 두 은행이 합병할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산은과 우리지주는 성격이 완전히 판이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도 “몸무게가 많이 나간다고 레슬링 잘하는 게 아니다”면서 “특히 국유 메가뱅크는 정부 의도대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정택 인하대 국제통상학부 교수는 “중국 공상은행이 세계에서 가장 크지만 가장 경쟁력이 있지는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준구 김아진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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