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궁의 사계] 늘 고마운 숲

Է:2011-05-1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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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의 사계] 늘 고마운 숲

숲의 새벽은 상쾌한 기운으로 충만하다. 밤새 춤추던 숲의 정령들이 신선한 바람을 놓고 갔다. 그것은 세상을 보듬는 에너지다. 새들이 증언한다. 나뭇가지서 숨죽인 채 정령의 윤무(輪舞)를 보았다고, 신선한 바람을 놓고 떠났다고 재잘거린다.

산림학자들이 이곳저곳 바람의 맑기를 견주어 보았다. 식물은 대기 중에 떠다니는 오염물질의 알갱이를 빨아들이는 솜씨가 있기에 비교가 가능하다. 농경지가 먼지를 흡착하는 능력을 1로 보았을 때 잔디밭은 2배, 키 작은 나무로 이루어진 덤불숲은 20배, 울창한 숲은 무려 200배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숲이 위대한 것은 쉬 늙지 않는 데 있다. 숲을 채우는 나무들은 세월에 따라 늙은 목질을 안으로 숨기고 젊은 것이 바깥을 감싸는 방식으로 신진대사를 거듭한다. 천년의 나무에는 이런 경건한 삶의 질서가 깔려 있다. 고궁의 숲은 서울을 살리는 허파다. 바람에 일렁이는 창경궁의 너른 숲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선다.

손수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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