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학력’ 학교체육 강화… 약골 없애기 성공할까
서울 탑동초등학교 6학년 4반 학생들은 지난달 30일 한국티볼협회가 주최한 ‘아시아초등학교티볼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티볼은 야구를 변형시킨 구기 운동이다. 한국 일본 대만의 초등학교 6개팀이 참가해 서울에서 열린 이 대회에서 우승은 대만의 한 초등학교가 차지했다. 탑동초 학생들은 하위권에 머물렀다. 하지만 학생들은 외국 학생들과 함께 스포츠를 한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탑동초는 2002년부터 티볼팀을 운영했다. 현재 참여 학생은 6학년 4반 학생 전원과 다른 학급 학생 등 30여명. 여학생이 14명이나 참여하고 있다. 6학년 4반 문성환(38) 교사는 “티볼팀을 운영한 이후 학생들의 체력과 협동심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스포츠로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힘까지 길러주자 학부모들도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시 위주의 우리나라 교육환경에서 탑동초는 예외적인 사례다. 예·체능은 점차 교육에서 밀려나고 있고 학생의 기초체력은 저하되고 있다. 이런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잇따라 학교 체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당국 체육강화 정책 잇따라 발표=교과부는 내년부터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중·고교에서 교양 선택 과목으로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일선 학교에서 테니스, 수영, 골프 등의 스포츠클럽을 만들어 주중 오후나 토요일에 편성하도록 한 것이다.
이번 학기부터 일선 학교가 ‘토요 스포츠데이’를 운영하도록 적극 권장키로 했다. 토요일엔 ‘놀토(휴업일)’를 포함해 아예 스포츠 활동을 하도록 따로 떼놓은 것이다. 서울 수락고가 대표적이다. 수락고는 지난달 21일부터 토요 스포츠데이를 운영하며 스포츠클럽에서 승마를 배우기로 했다. 말 4필을 교육청에서 지원받아 비만 학생들이 승마를 배우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승마 외에도 매주 월요일 7, 8교시와 토요일 3, 4교시에 배드민턴 축구 소프트볼 등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학교 김영윤(57) 교장은 “자율형 공립고라 지난해에는 오후 11시까지 희망학생은 자율학습도 하고 방과후수업도 했지만 학력 신장 효과가 미미했다”며 “학생들이 하루 정도는 스포츠를 즐기는 것이 학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체육 교육 활성화를 위해 내년까지 전국 모든 초등학교(5854곳)에 스포츠 강사를 배치키로 했다. 이들은 체육 정규 수업을 보조하고 방과후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지원한다. 또 올해부터 축구 농구 야구 등 10개 종목에 대해 학교스포츠클럽 대회를 개최키로 했다. 교내 대회에서 시·군·구 대회를 거쳐 전국대회까지 실시된다.
◇체력이 학력 될까…성공 열쇠는 학생·학부모의 동참=교과부가 학생 체육 강화 방안을 쏟아내고 있는 것은 학생 체육이 학생 건강과 창의력 향상에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입시 위주 교육이 학생 체력을 떨어뜨리고 인성 교육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은 각종 연구와 통계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2009년 서울 초·중·고생의 평균 키는 2000년도에 비해 1.0∼2.3㎝, 체중은 2∼3㎏ 증가한 반면, 오래달리기 제자리멀리뛰기 등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전국 초중고생의 비만율도 2002년 9.4%에서 2004년 10.0%, 2008년 11.2%로 증가세에 있다.
교육 당국이 백화점식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체육 활동 강화의 열쇠는 결국 학생과 학부모, 일선 학교가 쥐고 있다. 대입뿐 아니라 특수목적고 고교 입시, 국제중 등 중학교까지 입시 경쟁이 치열해진 현실에서 학생들이 과연 시간을 내서 체육활동을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개정교육과정의 집중이수제로 학교에서 오히려 체육 수업을 몰아서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교과부도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학생의 체육 활동경력을 학생부에 반영하고 이를 대입 입학사정관 전형 등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체육 수업이 특정 학년과 학기에 편중되지 않고 가급적 전 학기에 편성되도록 지도를 강화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들을 자연스럽게 체육 활동으로 유도하면서도 체육활동이 입시 수단이 되지 않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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