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모래바람 한반도 덮쳤다…거리·놀이터·시민공원 평일보다 ‘썰렁’
5월 첫날 전국에 올 들어 가장 짙은 모래바람이 몰아쳤다. 시민들은 외출을 삼갔다. 밖에 나갈 때는 마스크 등을 쓰고 황사를 피하려고 애썼다.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17도까지 올랐지만 햇살을 가린 먼지 탓에 포근한 봄기운을 느끼기 어려웠다. 오후에는 바람이 강하게 불며 공기 중에 떠다니던 먼지가 휘날려 시야를 가렸다. 낮 12시 서울의 가시거리는 5㎞에 불과했다.
미세먼지 농도는 전북 전주 557㎍/㎥, 광주 563㎍/㎥, 경남 진주 465㎍/㎥ 등으로 평일(100㎍/㎥ 이하)보다 훨씬 높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최대 234㎍/㎥까지 높아졌다”며 “오후 5시 현재 백령도 미세먼지 농도가 600㎍/㎥를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서울 경기도 등 중부 지역과 대전 대구 부산 울산 광주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 황사주의보를 발령했다.
학교 운동장과 아파트 놀이터는 대부분 비어 있었다. 산책이나 야외 운동을 즐기는 사람도 드물었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 아내와 함께 나온 회사원 김대주(34)씨는 “같이 나들이 오기로 했던 친구 가족은 아이들 때문에 약속을 취소해 단둘이 나왔다”며 “황사 때문에 다들 집에 있어선지 평소 휴일보다 사람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애인과 데이트하러 나왔다는 조인선(34)씨는 “황사 때문에 일찍 들어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심에는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를 쓴 시민이 많았다. 주부 손경자(52)씨는 “저녁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들렀다”며 “황사가 온 날은 삼겹살을 먹는 게 좋다고 해 잠깐 고기를 사러 나왔는데도 목이 칼칼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황사에 중금속 물질도 들어 있다는 소식에 임신부나 어린아이를 둔 부모의 걱정이 많았다. 임신부 김아영(29)씨는 “전날 가습기와 공기 청정기를 급히 구입해 하루 종일 틀어놨다”며 “혹시나 뱃속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까 염려된다”고 했다. 서울 목동의 R산후조리원 관계자도 “산모들이 걱정해 공기청정기를 더 세게 틀고 소독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황사는 지난 29일 중국 내몽골 사막에서 발원하기 시작해 전날 네이멍구자치구, 산시성, 베이징시 등 북부 지역 10개 성·시·자치구를 뒤덮었다. 베이징시는 30일 오전 260㎍/㎥이던 미세먼지 농도가 오후에 1200㎍/㎥로 치솟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황사가 계속 한반도로 진입하고 있다”며 “일부 지역은 2일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30일 내린 비는 두께가 6∼10㎞에 달하는 적운에서 내려 편서풍을 타고 이동하는 방사성 물질이 비와 함께 섞여 내렸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우리나라에서 검출되는 방사성 물질 양이 미미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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