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누드 사진’ 작가 황규태씨, “문제의 사진, 합성 작품 맞습니다”
신정아씨의 학력위조 파문이 불거진 2007년 당시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신씨의 ‘누드 사진’ 작가 황규태(73·사진)씨가 오는 8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개인전을 연다. 전시 준비에 바쁜 황씨를 지난 주말 만났다. 신씨 사건 이후 그가 전화나 서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적은 있으나 언론과 직접 인터뷰하기는 처음이다.
신씨의 누드 사진 합성 여부를 묻는 질문에 황씨는 “여러 가지 아이콘을 여기저기서 빌려와 합성하는 내 사진 작업을 보면 금세 알 수 있는데 물어볼 게 뭐가 있느냐”며 말문을 열었다. 6년 만에 갖는 개인전에 그는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 만 레이의 ‘연인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등 명화를 패러디한 합성사진 16점을 ‘인생은 즐거워’라는 타이틀로 선보인다.
황씨는 그간의 심경과 작업과정을 작가노트를 통해 소개했다. “미국 연방 감옥에 갇혔던 황량한 추억이 있다. 감옥은 횡령죄를 저질러도 사진기는 가두지 않는다. 사진 찍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사진기 없이 찍는 방법은 옛날부터 해오던 짓으로 대중잡지나 인쇄물 등에서 이미지들을 찾아 스크랩해두는 것이다. 이를 들추어내어 이런저런 상상과 장난을 섞어 컴퓨터의 요술을 이용해 반죽했다.”
동국대 정치학과를 나온 황씨는 일간지 사진기자를 거쳐 1965년 미국으로 건너가 사진가로 활동하며 호텔과 신문사 등을 운영했다. 87년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미국중소기업청 지원금을 횡령한 혐의로 90년 체포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뒤 귀국했다. 그러나 뒤늦게 혐의가 인정돼 한·미 범인인도협정에 따라 2006년 6월 다시 붙잡혀 미국 교도소에서 3년간 복역했다.
귀국 당시 황씨는 초현실적 기법으로 인간의 오만과 탐욕, 절망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을 발표하며 명성을 떨쳤다. 그러다 98년 금호미술관 전시 때 큐레이터였던 신씨와 친분을 쌓았다. 신씨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기획예산처 장관으로 있을 때 황씨의 작품 ‘봄이 왔다, 큰일 났다’를 구입하도록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가 최근 출간한 에세이 ‘4001’에 적은 대로 합성 사실을 밝힌 자필 편지를 2009년 9월 신씨에게 보냈느냐는 물음에 황씨는 “책의 내용이 전부 맞다”고 밝혔다. 황씨는 편지에서 “신씨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은 오래전 전시를 위해 합성작업 해봤던 것”이라며 “나의 작업원고 보관 허술로 외부에 유출되고 신씨에게 큰 상처와 부끄러움을 준 것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앞서 2008년 2월 미술전문 격주간지 아트레이드는 저널리스트 조우석씨가 당시 감옥에 있던 황씨와 20여 차례 국제통화와 편지를 통해 확인한 내용을 게재했다. 황씨가 “5∼6년 전 사석에서 몇 차례 신씨에게 제의해 신씨 동의 아래 서울 성북동 작업실에서 직접 찍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씨는 “다 지난 일이니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글·사진=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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