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식형펀드 자금 썰물… ‘면세’ 혜택 종료가 결정타?
2007년 펀드 열풍이 불 때 해외 주식형 펀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머징 마켓(신흥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한때 수익률이 100%를 넘어서기도 했다. 높은 수익률에 2007년에만 46조9407억원이 해외 주식형 펀드로 쏟아져 들어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수익률은 속절없이 떨어졌다. 원금만 회복되면 환매하겠다는 움직임까지 일었다.
당시 ‘뼈저린 경험’ 때문일까. 위기 이후 신흥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는데도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3조6578억원이 이탈했다. 지난해 전체 순유출액 2조8984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1년 동안 7조1174억원 이탈=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50억원이 순유출됐다. 자금 이탈은 28거래일째였다.
투자자금은 지난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주식형 펀드를 떠나기 시작했다. 지난해 7월 1795억원이던 순유출 규모는 8월 3050억원, 9월 4195억원, 10월 5624억원, 11월 6817억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12월에는 1조3115억원에 이르는 거액이 빠졌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됐다. 지난 1월 7312억원이던 순유출 규모는 2월 1415억원으로 대폭 줄기도 했지만 3월 8829억원, 4월 1조1144억원까지 치솟았다. 5월과 지난달에도 각각 2503억원, 5375억원이 환매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순유출액은 7조1174억원이나 된다.
해외 투자펀드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46조3301억원에서 지난달 말 현재 42조2170억원으로 4조1131억원 감소했다. 펀드 환매 등에 따른 자금 순유출, 해외 주식가치 하락, 환율 변동 등이 영향을 미쳤다. 주식 자산은 5조원이 줄어든 반면 채권은 810억원, 수익증권은 4378억원이 늘었다.
◇소득세 부과가 걸림돌?=자산운용업계에서는 상반기 펀드시장 결산을 하면서 ‘국내 주식형의 승리, 해외 주식형의 완패’라고 단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경제와 기업 호조세가 강해 국내 주식형 펀드가 각광받는 부분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지난해 말 소득세 비과세 혜택이 종료됐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정부는 올해부터 해외 주식형 펀드, 해외 지수형 펀드 등에 대해 양도소득에 따라 15.4% 세율로 소득세를 부과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와 ETF에 소득세가 면제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해외 펀드 시황이 나빠 투자자금이 빠져나갔다고 하는데 이건 틀린 말이다. 우리 자산운용사가 투자하는 곳은 주로 브릭스인데 여기는 시황이 나쁘지 않았다”며 “펀드로 대표되는 간접투자는 줄어드는데 해외 주식 직접투자는 계속 늘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소득세가 큰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 주식, 채권 등 외화증권에 직접 투자하며 결제한 금액은 58억8800만 달러였다. 지난해 상반기 56억6420만 달러보다 4% 증가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하반기에도 해외 주식형 펀드 환매는 완만하게 이어지겠지만 탄탄한 내수 기반을 바탕으로 한 중국 브라질 인도 등에 투자하는 펀드는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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