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과학이야기] 강한 스핀·무회전… 축구 프리킥의 비밀

남아공 월드컵이 한창 열기를 더하고 있다. 축구의 묘미는 무엇보다 프리킥이다. 가장 단순하지만 가장 위력적이기 때문이다. 축구가 발전하면서 프리킥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재 각 팀의 프리킥 전담 키커가 가장 많이 구사하는 슛은 스핀킥이다. 주로 발의 안쪽으로 공을 차서 휘어지게 만든다. 스핀킥의 장점은 수비벽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스핀킥에서는 잉글랜드의 전 대표인 데이비드 베컴이 가장 유명하다. 우리나라 대표팀에선 기성용과 박주영 선수가 이런 킥을 많이 찬다.

스핀킥의 원리는 ‘마그누스 효과’로 설명된다.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 마그누스는 회전하는 포탄이나 총알이 한쪽으로 휘는 이유가 공기의 압력 차이라고 밝혔다. 오른발 잡이가 발의 안쪽으로 스핀킥을 찼을 때 오른쪽은 공기의 압력이 커지고 왼쪽은 작아진다. 따라서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공이 휘게 되는 것이다. 세계적 선수들은 시속 110㎞에 초당 8∼10회전이 걸린 킥을 구사한다고 한다. 이때 마그누스 효과로 발생하는 양력은 3.5N(뉴턴)이다. 이를 바탕으로 계산하면 축구공은 30m를 날아가는 동안 처음 찼던 방향에서 옆으로 4m나 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쯤되면 반사 신경이 아무리 뛰어난 골키퍼라도 당황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축구공은 처음부터 휘지 않고 10m 정도를 직선으로 날아가다가 휘기 시작한다. 속도가 빠를 때는 축구공 주변에 불규칙한 난류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휘지 않는다. 10m 정도 전진해 속도가 줄어들면 규칙적인 층류로 바뀌면서 비로소 마그누스 효과가 적용되는 것이다.

스핀킥이 대세인 요즘, 몇몇 선수들이 새로운 프리킥을 구사하고 있다. 바로 무회전 킥이다. 특히 포르투갈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자주 선 보인다. 무회전 킥은 공의 진행 방향과 임팩트시 힘이 가해지는 방향이 정확히 일치해 회전 없이 날아가는 킥이다. 공의 회전이 없기 때문에 그날의 날씨나 바람, 습도에 따라 불규칙하게 움직인다. 차는 선수도 어디로 휠지 알 수 없다. 골키퍼는 공이 제발 골대 밖으로 나가길 기도하는 수 밖에 없다. 무회전 슛을 하는 방법은 볼의 정 중앙을 오차 없이 정확하게 차는 것. 하지만 발의 모양이 둥글고, 킥을 하는 발의 궤도도 둥글기 때문에 쉽지 않다. 정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무회전 슛을 구사하는 선수는 보통 도움닫기를 짧게 하는 간결한 슛 동작을 갖고 있다.

국민대 체육학과 이기광 교수는 “짧은 순간에 회전없이 힘의 작용선과 공의 중심축을 일치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최정상급 선수들만이 실수 없이 구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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