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출산, 임산부 요통을 다스려라

60년 만에 돌아온다는 백호랑이띠를 맞아 요즘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가 많다고 한다. 하지만 올해 태어난 아이들이 좋은 기운을 타고난다고 해도, 열 달 동안 임산부들의 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맘 놓고 약을 먹을 수 없는 임산부들이 겪는 요통은 엄청난 고통이 되기도 한다. 백호랑이해 건강한 산모가 되기 위해 주의해야 할 임산부 요통에 대해 알아본다.

◇ 임신 중 허리가 아픈 이유 = 임신 중에 가장 흔한 고통 중 하나가 허리 통증이다. 임신 말기로 갈수록 요통 때문에 밤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경우가 흔하다. 임신 중에 허리 통증이 나타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임신 중 늘어나는 체중 때문이다. 임신으로 말미암은 체중 증가는 평균 10~13kg이다. 특히 임신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갈 때는 자궁이 급격히 커지고 양수의 양도 늘어나는 등 복부의 무게가 급증하는 시기다. 이때 척추 주변의 근육과 인대가 늘어난 몸무게에 적응하지 못해 요통을 겪게 된다.

두 번째, 근육의 수축 때문이다. 허리를 지지해주는 근육은 크게 허리를 앞으로 굽혀주는 복근과, 허리를 펴거나 뒤로 젖혀주는 신전근 두 가지가 있다.

배가 불러옴으로써 복근이 늘어나 제대로 힘을 쓸 수 없고 허리 뒤쪽에 있는 신전근은 과도하게 수축되면서 근육이 점차 약해지게 된다. 이럴 경우 평소 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면 허리에 통증이 생기게 된다.

세 번째, 혈류장애 때문이다. 임산부의 경우 특히 밤에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 잠을 못 이루는 경우가 많다. 임산부가 똑바로 누워 잘 경우 커진 자궁에 때문에 대정맥이 눌리게 된다. 커진 자궁은 정맥 내 압력을 증가시키며 요추 신경으로 가는 혈류를 저하시킨다. 따라서 요통이 더 심해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임신 중 분비되는 릴렉신(Relaxin) 때문이다. 임신 중에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평소보다 약 10배 이상 증가한다. 이 호르몬은 부풀어 오르는 자궁을 무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골반 주위의 관절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게 아니라, 전신의 모든 관절에 작용하기 때문에 골반을 비롯한 뼈 마디마디 사이가 벌어지고 인대도 함께 이완되면서 요통, 골반통 등이 생길 수 있다.

◇ 출산 후 3개월까지 허리 관리 중요 = 임신 중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임신 전 꾸준한 운동으로 근력을 강화시켜 놓는 게 최선이다. 운동을 통해 튼튼하고 강해진 근육과 인대는 임신 때문에 각종 영향을 받더라도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다.

이미 임신으로 통증이 느껴지는 상태라면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임신했을 때에는 척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 요가, 가벼운 에어로빅, 걷기 등의 유산소운동이 좋다.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임산부는 쉬운 운동부터 시작해 1주일에 2, 3회 정도 하되, 한 번에 1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으로 혈액순환과 척추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또 일어서거나 앉고 움직이는 데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물건을 집을 때는 허리를 숙이지 말고 무릎을 구부리고 쪼그려 앉아 집어야 하며 옆으로 누워서 잘 때 다리 사이에 베개를 받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임신 중 급작스런 체중 증가는 허리에 많은 부담을 줄 수 있는 만큼 균형 잡힌 식사를 하되 지나치게 체중이 늘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절대적으로 안정이 필요한 임신 말기에는 허리가 뒤로 휘어지지 않도록 임산부용 복대를 착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더불어 출산 후에도 허리 건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출산 후 3개월가량은 임신 중 만큼은 아니지만 릴렉신이 지속적으로 분비돼 아직 신체구조물이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 꾸부정한 자세로 수유를 하거나 옆으로 누워 자는 등의 자세를 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런 자세들은 출산 때 벌어진 인대를 틀어지게 해 요통, 골반통을 더욱 가중하게 된다.

특히 분만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몸매관리를 위해 무리하게 다이어트와 운동에 돌입하면 인대뿐만 아니라 뼈와 근육 등 인체조직을 전반적으로 약화시켜 퇴행성 척추질환을 불러올 수도 있다.

때문에 출산 후 다시 건강한 몸 상태로 돌아오려면 3개월가량은 균형 잡힌 영양섭취, 충분한 휴식, 바른 자세의 3박자를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산후에 이 시기를 놓치면 회복능력이 저하돼 완전한 회복이 어렵고 처음엔 건강한듯하다가도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통증이 여기저기 나타나기도 한다.

고도일병원 고도일병원장은 "임산부들은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이 미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병원 방문을 꺼리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임신 중에는 적당한 체중관리와 스트레칭, 간단한 운동으로 척추건강을 지키고 출산 후에도 한 달 넘게 관절이나 척추에 통증이 계속된다면 일단 병원을 찾아 허리 건강을 체크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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