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충돌로 문 연 12월 국회… 국민의힘 모든 안건 필버 방침

입력 2025-12-11 18:58 수정 2025-12-11 19:05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11일 국회 본회의에서 1·2심 형사 판결문을 공개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일부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중 물을 마시고 있다. 곽 의원이 든 스케치북에는 지난 9일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의 필리버스터를 종료한 데 항의하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병주 기자

국회는 12월 임시국회 첫날인 11일 본회의를 열어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재석 241명 중 찬성 238명, 기권 3명으로 통과시켰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지난 9일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의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처리하지 못했었다.

국회는 이날 하급심 판결문 공개를 확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고, 국민의힘은 다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며 여야 충돌이 이어졌다.

이날 상정된 형소법 개정안은 확정되지 않은 형사사건의 판결문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현재는 대법원 확정판결 중심으로 공개가 이뤄지고 있어 하급심의 경우 매우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일부 열람이 가능하다. 별도 열람·복사 제한이 없다면 대법원 규칙에 따라 판결문에 기재된 문자열·숫자열이 검색어로 기능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 조항이 시행되면 법원 판결문 검색 시스템상 공개 범위 내에서 단어 등을 넣어 판결문 열람이 가능해진다.

국민의힘은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안 등에 반대하는 의미로 다시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 요구서를 제출한 직후 지난 9일 본회의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과 충돌한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 의장은 “속기록에서도 확인되지만 나 의원은 작심하고 의제 외 발언을 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를 그대로 두고만 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나 의원 발언 때 마이크를 끈 것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다.

이에 국민의힘 필리버스터 첫 주자인 곽규택 의원은 단상에 ‘61년 만에 국회의장이 필리버스터 방해한 곳’이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올려두고 우 의장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종결동의안을 제출했다. 24시간 뒤 재적의원 무기명투표로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종료된다. 민주당은 은행법 개정안과 경찰관직무집행법 개정안도 같은 방식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이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예고한 상황이라 하루에 법안 한 건씩만 처리가 가능하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