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특수성이랄까. 성인 남성 대다수가 군 복무를 했다. 일부는 여성도 있다. ‘상당수 국민이 무기를 다룰 줄 아는 나라.’ 쿠팡플레이·지니TV 시리즈 ‘UDT: 우리 동네 특공대’(포스터)는 그 평범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UDT’는 가상 지역인 기윤시 창리동을 배경으로, 과거 군 복무한 주민들이 힘을 합쳐 마을에서 벌어진 연쇄 폭탄 테러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액션물이다. 전직 특수작전부대 요원인 보험 조사관(윤계상)과 기술병 출신 문방구·철물점 주인(진선규), 특임대 조교였던 마트 사장(김지현), 사이버 작전병 출신 체육관장(고규필) 등이 각자의 능력을 발휘해 동네를 지킨다.
ENA에서 매주 월·화요일에 방송되는 10부작 ‘UDT’는 유쾌함과 진지함을 오가는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와 파워풀한 액션으로 입소문 타고 인기몰이 중이다. 시청률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9일 방송된 8회에서 자체 최고인 4.6%(닐슨코리아·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쿠팡플레이에서는 연일 시청 1위를 이어가고 있다.
종영까지 2회를 남겨둔 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조웅(43) 감독은 “배우들과 다같이 모인 모바일 단체 대화방이 연일 시끌시끌하다. 시청자 반응이 좋아 다들 기뻐하고 있다”며 “종영을 앞두니 시원섭섭한 마음이 든다. 이번 작품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유독 좋았던 현장 분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품은 영화 ‘범죄도시’(2017)를 함께한 배우 윤계상과 진선규의 재회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두 사람은 촬영 한 달 반 전부터 연습실을 마련해 연기 호흡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한다. 절친한 이들의 긍정 에너지는 현장에 자연스럽게 번졌다. 조 감독은 “주인공의 태도가 촬영장 분위기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배우가 워낙 즐겁게 임하니 모두가 행복했다”고 전했다.
KBS PD 출신인 조 감독이 프리랜서로 나서 ‘정숙한 세일즈’(JTBC·2024)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인 작품이다. 휴먼 드라마나 멜로 등 깊은 감성을 다룬 작품을 주로 만들어 온 그가 처음으로 액션 연출에 도전했다. 그는 “화려하기보다 현실적인 동작을 추구했다. 영화 ‘아저씨’나 본 시리즈를 레퍼런스로 삼아 묵직한 타격감이 느껴지는 액션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극의 중심인 윤계상은 ‘딸 바보’ 아빠의 친근함과 특수요원의 냉철함을 오가며 탁월한 액션 소화력까지 보여줬다. 조 감독은 “윤계상이 ‘아이돌 출신이라 안무를 잘 외운다’고 처음부터 자신감을 보였다”며 “내가 원한 ‘맺고 끊는’ 액션을 정말 잘해줬다. 표정을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감정이 묻어나는 얼굴을 보고 감탄했다. 액션의 완성도 결국 얼굴이더라”고 웃어 보였다.
가장 중요시한 건 ‘현실감’이었다. 조 감독은 “상황이 판타지적일지언정 인물은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시청자가 이야기에 공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따뜻한 이야기, 좋은 드라마를 만들고 싶어 방송사라는 울타리를 나왔다”는 조 감독은 “앞으로도 시청자가 위안받고 웃을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사진=쿠팡플레이, 지니TV, ENA 제공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