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범여권에서 행정통합, 대법원 대구 이전 등 균형발전 방안을 띄우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신중하게 현실을 살펴야 한다는 반응이다. 두 사안 모두 풀기 어려운 과제들이 많다는 것이다.
11일 대구시와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이 다시 불 붙인 대구경북행정통합(TK통합)에 대한 지역 반응은 차갑다. 행정통합을 다시 논하기에는 두 지자체간 간극이 너무 벌어졌다는 평가다.
최근 이 대통령이 지방시대위원회 업무보고에서 TK통합에 대해 대구시장 궐위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이럴 때가 찬스”라며 오히려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기회라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했다. 또 “통합 논의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행정관청 소재지는 실용적 측면에서 주소를 두 군데를 쓸 수 있는 것”이라고 밝히면서 TK통합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가장 걸림돌이었던 경북 북부권의 반대도 여전하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경북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적극 나서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최근 자신의 SNS에 정부, 국가가 먼저 나서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대구시와 경북도는 두 지자체를 합쳐 대구경북특별시로 만드는 행정통합을 추진했지만 막판에 의견 차이로 동력을 잃었다. 경북 북부권의 반발에 경북도의회 동의가 미뤄지면서 사실상 사업이 멈췄고 장기과제로 넘어갔다.
대법원을 대구로 이전하고 부속기관도 대법원 소재지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 국회 발의에도 미온적인 반응이다.
지역에서는 이전을 당연히 환영하지만 실제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진다. 정치적 논란이 크고, 다른 지자체들의 반발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구지역 법조인 A씨는 “대법원 이전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겠지만 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