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고슴도치가 손자에게 과거 ‘빨리빨리 시대’ 이야기를 들려주는 ‘액자식 구성’으로 진행된다. 빨리빨리 시대에는 누구나 쉬지 않고 움직였다. 딱 한 명, 이글루스를 빼고 말이다. 그는 자연 속 따스한 햇볕을 좋아했다. 날마다 숲의 쓰레기를 치웠고, 산으로 바다로 계속됐다. 어느 날, 이글루스가 지쳐 쓰러지자 이번에는 숲속 동물들이 함께 나섰다. 혼자서는 지킬 수 없던 자연이지만 모두가 힘을 모으자 자연은 다시 생명을 회복했다.
볼로냐 라가치상과 네덜란드 황금붓상을 수상한 작가의 신작이다. 자연의 소중함과 공동체의 힘을 일깨우는 환경 우화. 직접 촬영한 숲의 사진을 배경으로 손으로 그린 캐릭터들을 그려 넣어 입체감이 살아있다. 배경 색채의 변화를 통해 이야기의 감정선과 상황의 변화를 섬세하게 담은 것이 인상적이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