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꼬마는 엄마가 학교에 오는 게 너무 싫다. 엄마는 바로 ‘새’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날’ 행사, 엄마는 기어코 오고 만다. 다들 수군댄다. 각자 가져온 음식을 나누는 씨앗 접시를 내놓는 엄마가 한없이 부끄럽다. 부모님을 소개하는 자리에서도 엄마는 지저귀기만 한다. 모두가 운동장에서 놀 때, 엄마는 나뭇가지에 앉았다.
그때, 소동이 벌어진다. 한 친구 머리에 거미 한 마리가 붙어버렸다. 우왕좌왕할 때 엄마가 나섰다. 우아한 날갯짓과 함께 거미를 꿀꺽 삼켜 버렸다. 모두의 박수 소리에 함께 뿌듯해하는 꼬마. 집으로 갈 때는 엄마의 등에 올라타 하늘을 내려다본다. 부끄러움이 사라지자 더 넓은 세상이 그를 반겼다. 때로는 부모가 창피할 때도 있다. ‘다름’을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가족을 사랑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