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11일 오전 9시부터 무기한 파업을 예고했다. 성과급 지급 기준을 기본급의 80%에서 100%로 올려달라는 철도노조 요구안을 기획재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서다. 철도노조 파업은 지난해 1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번 파업에는 수도권 전철도 포함돼 출퇴근 시간대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철도노조는 10일 오후 3시부터 ‘성과급 정상화’와 관련한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약 30분 만에 결렬됐다. 이날 열린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가 노조의 요구를 안건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다. 노조는 이날까지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1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공운위는 공공기관의 인건비와 보수체계 등을 총괄하는 기구다.
이번 파업에는 조합원(2만2000여명)의 절반가량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올해 임금교섭 과정에서 성과급 정상화와 함께 고속철도 통합,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또 오는 24일 열리는 차기 공운위에서 성과급 관련 안건을 반드시 상정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즉각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비상수송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파업 종료 시까지 24시간 비상수송대책본부를 운영하기로 했다. 코레일은 내부 운전 경력자와 외부 인력 등 대체인력 4920명과 필수유지인력 1만449명을 포함해 총 1만5369명의 인력을 투입해 열차 운행률을 최대한 유지할 방침이다. 특히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 수도권 전철과 KTX 열차에 운전 경력이 있는 내부 직원 및 외부 인력 등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다. 파업 예고 기간 중 수도권 전철은 평시 대비 75.4%(출근 시간대는 90% 이상 운행), KTX는 66.9%, 일반열차는 새마을호 59%·무궁화호 62% 수준으로 운행한다. 화물열차는 수출입 화물과 산업 필수품 등 긴급 화물 위주로 수송하고, 평시 대비 21.5%를 유지할 계획이다. SR도 파업 종료 시까지 비상수송 대책본부를 운영할 방침이다. 서울시도 파업에 대비해 비상수송대책을 추진한다. 우선 철도노조 파업이 시작되는 11일부터 시내버스 344개 노선의 출퇴근 집중배차 시간대를 평소보다 1시간씩 연장한다. 시내버스가 출퇴근 시간대에 2538회 증차된다.
세종=김혜지 기자, 김용헌 기자 heyj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