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오너 세대교체’ 본격화… ‘新 7080세대’ 시대 열렸다

입력 2025-12-11 01:15

1970년 이후 태어난 주요 대기업 총수 일가 중 회장 또는 부회장 자리에 오른 이들이 100명에 육박하며 ‘오너 세대교체’가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 시대를 지나 인공지능(AI) 시대로 진입하면서 젊은 리더를 중심으로 한 조직 재정비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65개 중견·중소기업 등 310개 기업을 대상으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1970년 이후 출생한 총수 일가 중 올해 임원 직함을 보유한 인원은 336명이다. 이 가운데 그룹 총수와 명예회장을 포함해 공식적으로 회장 직위를 쓰는 인물은 39명으로 집계됐다. 50세 이상이 25명, 50세 미만이 14명이다.

50대의 경우 정의선(55)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지선(53)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조현범(53)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 김남정(52) 동원그룹 회장, 최윤범(50) 고려아연 회장 등이 있다. 40대 회장에는 조원태(49) 한진그룹 회장, 이수훈(49) 덕산홀딩스 회장, 승건호(48) 핸즈코퍼레이션 회장, 구광모(47) LG그룹 회장, 최현수(46) 깨끗한나라 회장, 송치형(46) 두나무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1980년대생 회장은 서준혁(45) 소노인터내셔널 회장, 허승범(44) 삼일제약 회장, 정기선(43) HD현대 회장, 박주환(42) 티케이지휴켐스 회장, 경주선(40) 동문건설 회장 등 5명이었다.

부회장급에서는 1970년 이후 출생자가 56명으로 집계됐다. 50세 미만이 31명으로 절반이 넘었고, 1980년대생 부회장도 13명이나 됐다. 김동관(42) 한화그룹 부회장, 이규호(41) 코오롱그룹 부회장, 서준석(38) 셀트리온 수석부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1970년 이후 태어난 여성 회장·부회장은 정유경(53) 신세계 회장을 비롯해 모두 9명으로 조사됐다. 연구소 측은 향후 5년 내 1970년 출생 이후 여성 회장이 1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1970~1980년대 출생의 ‘신(新) 7080세대’가 회장·부회장으로 승진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며 “2020~2030년이 본격적 세대 교체기”라고 평가했다. 이어 “1960년대생 전문경영인 부회장 층은 상대적으로 얇아지는 역전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