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은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것”

입력 2025-12-10 19:18 수정 2025-12-10 20:52

김경명(사진) 광주시청 통합돌봄팀장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설계해 서비스 시행 후 3년째 팀장을 맡고 있다. 그만큼 광주시 통합돌봄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이 강하다.

10일 광주에서 만난 김 팀장은 “초창기에는 통합돌봄이 무슨 뜻인지조차 합의가 안 된 상태였다”며 “통합돌봄을 하기 위해선 온 지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일일이 설득하는 작업이 가장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통합돌봄 서비스를 하려면 시에서 예산을 확보하고, 구나 읍면동 등 기초 단위에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민간 기관의 동참도 이끌어내야 하고,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 요구된다. 지역의 모든 구성원이 통합돌봄에 역할이 있다는 인식을 갖도록 하는 게 절실했다고 김 팀장은 설명했다.

광주에서 통합돌봄이 잘 정착할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김 팀장은 “이름부터 ‘광주다움 통합돌봄’이다. 광주답다는 것이 무엇인가. 우리는 5·18에서 출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5·18 당시 광주는 고립된 지역이었다. 그 안에서 우리는 옆사람이 총에 맞아 죽어나가는 걸 봤다. 그걸 외면하지 않고 헌혈하고 밥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지켰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는 게 오늘날 정책으로 표현된다면 돌봄”이라고 강조했다.

내년 3월 전국적으로 통합돌봄이 시행되다보니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문의도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김 팀장은 담당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강조한다. 그래야 대상자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가 연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치과위생사가 집에 오는 걸 본 적이 없으니 처음에는 방문 구강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그러나 교육을 한 후 방문 구강교육 서비스 연계가 확 늘었다”며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이 없던 게 아니라 공무원들이 잘 모르니 연계를 못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시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으로 김 팀장은 인력을 첫손에 꼽았다. 그는 “통합돌봄은 읍면동 직원들의 가정방문에서 시작된다. 가정방문도 한 번에 끝나는 게 아니라 지속돼야 하므로 사람이 많아야 한다”고 했다.

김 팀장은 통합돌봄의 대상과 서비스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노인과 장애인에서 출발했는데 중장년, 청년에게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도 먹는 것에서 시작해 지금은 치료 단계까지 갔다”며 “이제는 문화 관련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까지 도전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광주=글·사진 김영선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