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가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에 대한 중국 해군 함재기의 ‘레이더 조사(겨냥해 비춤)’와 관련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히며 “미·일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단합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동맹국인 일본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다”며 “우리는 이 문제와 다른 사안들에 대해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레이더 조준 사건과 관련해 중국을 비판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견고한 미·일동맹을 보여준 것”이라며 환영했다.
중·일 갈등에 관해 미국 정부가 입장을 밝힌 것이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와 관련한 발언을 피하고 있다. 트루스소셜에도 중·일 갈등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다. 트럼프는 지난달 10 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향한 중국 외교관의 극언에 대해 “동맹국이 무역에서 우리를 더 이용했다”며 중국의 편을 드는 듯한 발언도 했다.
트럼프의 이런 침묵을 놓고 최근 공개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NSS)에 따라 서태평양을 중국의 세력권으로 묵인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트럼프의 ‘미국 및 서반구 우선’ 전략이 태평양 분할을 노리는 중국에 틈새를 허용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일본을 군사적으로 압박하는 건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억지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6일 자위대 전투기 레이더 조사로 일본과 군사적 마찰을 빚은 중국 해군 항공모함 랴오닝함은 오키나와 제도 주변을 휘젓고 다니면서 일본 최동단 섬인 미나미토리시마 근해까지 진출했다.
닛케이는 “지난 5~8일 랴오닝함의 함재기 이착륙 횟수는 140여회”라며 “보급함이 합류할 경우 랴오닝함의 항행이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