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우버 등 거대 ‘공룡’들을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인 네이버의 ‘슈퍼 멤버십’ 전략에 탄력이 붙고 있다. 세계 1위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와 손 잡으며 공격적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파트너인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 결과에 따라 킬러 콘텐츠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약점으로 꼽혔던 신선식품과 배송 분야 역시 컬리와의 협력으로 상쇄하면서 위기에 처한 쿠팡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는 최근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 인수 소식에 덩달아 주목을 받았다.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지만, 인수가 성사되면 ‘해리포터’와 ‘체르노빌’ ‘왕좌의 게임’ 등 킬러 콘텐츠가 네이버 멤버십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은 월 4900원 구독료를 내면 월 7000원 상당의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상품을 추가 과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는 구독 멤버십 시장에서 지배력을 꾸준히 키워나가는 중이다. 올 들어 마이크로소프트(MS), 우버와의 제휴 소식에 이어 지난 27일에는 스포티파이의 프리미엄 베이직 이용권을 멤버십 혜택에 포함했다. 스포티파이가 국내 시장에서 자사 상품과 플랫폼을 연동한 건 처음이다. 네이버는 스포티파이와 협업을 계기로 한번에 두 개의 멤버십 혜택을 고르는 ‘추가 구독 기능’도 도입했다. 기존에 넷플릭스 시청을 혜택으로 선택한 회원이 월 5900원의 추가 요금을 내면 스포티파이 서비스도 이용이 가능한 식이다.
‘와우 멤버십’을 운영하는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타격을 입으면서 반사이익도 노릴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지난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컬리N마트’ 서비스를 출시, 신선식품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멤버십 전용 이벤트와 혜택으로 초기 충성고객 모집에도 공을 들였고, 컬리N마트 구매자의 80% 이상을 멤버십 이용자로 채우며 순조로운 출발에 성공했다. 지난 1~6일 쿠팡 일간 활성 이용자(DAU) 수가 200만명 넘게 감소하는 사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는 같은 기간 ‘강세일’ 프로모션으로 거래량이 전주 대비 20.4% 급증하기도 했다.
네이버 멤버십은 사용자를 가둬두는 ‘락인’ 효과로 전체 커머스 매출을 견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네이버 멤버십 구독료 매출은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462억원에 비해 30% 올랐다. 커머스 매출의 경우 지난해 3분기에 비해 35.9%가 증가하며 네이버 주요 사업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