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로 업무 하루 1시간 절약”… 학계 “검증되지 않은 수치” 의구심 제기

입력 2025-12-10 00:47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기업 현장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직원 업무 시간을 하루 평균 1시간 절약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최근 학계를 중심으로 불거진 AI 효율성에 대한 회의론에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수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오픈AI는 8일(현지시간) 발간한 ‘기업용 AI 현황’ 보고서에서 약 100개 기업의 AI 이용자 9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5%가 AI 활용으로 작업 속도·품질 향상을 경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자사 기업용 AI 솔루션인 ‘챗GPT 엔터프라이즈’ 이용자들이 업무 시간을 하루 평균 40~60분 절약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데이터과학·엔지니어링·커뮤니케이션 분야 종사자들은 이보다 약 20분 많은 60~80분의 시간을 아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픈AI는 챗GPT 엔터프라이즈의 주간 대화량도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약 8배 증가했으며 복잡한 문제 해결에 사용되는 ‘추론’ 토큰의 평균 소비량은 약 320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제기된 ‘AI 거품론’과 배치된다. 지난 9월 하버드대·스탠퍼드대 연구진은 AI를 이용한 결과물이 의미 없는 ‘워크슬롭’(저품질 작업물)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놓은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오픈AI의 조사 결과에 대해 “다른 연구자들의 검토를 거치지 않은 것”이라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국내 조사에서는 오픈AI가 제시한 수치만큼 뚜렷한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성형 AI 활용으로 국내 근로자의 업무 시간이 평균 3.8%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주 40시간 근무 시 1.5시간, 하루 평균 약 18분 단축된 셈이다.

업계는 구글의 제미나이3 등 경쟁사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기업용 AI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오픈AI의 조급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AI가 이미 기업용 AI 시장에서도 앤트로픽에게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긴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증명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