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이덕주 이사장)가 2015년 집필을 시작한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이 마침내 긴 여정을 끝내고 한국교회에 학문적·신앙적 자산으로 헌정됐다.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은 ‘동방의 예루살렘’으로 불렸을 정도로 부흥했던 북한 지역 교회를 비롯한 선교의 모든 인프라를 총망라하며 분단 이전 북한 교회의 모든 것을 조망하도록 돕고 있다.
크라운판(176×248mm) 양장본 2권으로 구성된 이 사전에는 교회·인물·교육기관·병원·기관·단체·사건·노회·연회 등 1만1173개 항목이 2899쪽에 걸쳐 담겼다. 모든 항목은 가나다순으로 배열돼 있어 쉽게 찾아볼 수도 있고 사진 자료도 다수 실렸다.
연구소는 9일 서울 강남구 충현교회(한규삼 목사)에서 북한기독교역사사전 출판 감사예배를 드리고 10년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감사예배에서는 월남 기독교인들의 고향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유실되지 않도록 보존하고 통일 이후 북한 선교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사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모였다.
한규삼 목사는 “사전을 받자마자 나의 할머니가 출석하던 평양 장대현교회 항목부터 찾아봤지만 다른 흥미로운 항목까지 보느라 긴 시간 할애해 살펴봤다”면서 “이처럼 보고 싶은 내용이 풍성한 사전이 한국교회의 큰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사전 간행의 과정을 설명한 이만열 북한기독교역사사전 간행위원장은 “분단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결국 북한 교회에 대한 기억이 모두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사전을 만들기 시작했다”면서 “이 사전이 북한 교회를 속속들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설교는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와 김형국 하나복DNA네트워크 대표목사가 각각 맡았다.
홍 목사는 “모든 역사적 진실은 기록을 통해 찾을 수 있다. 이처럼 기록이 중요하다”면서 “북한기독교역사사전이 북한 복음화의 역사를 세밀하게 연구하고 믿음을 지키며 살길 원하는 이들에게 널리 읽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 목사는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심오한 고백을 할 때 교회가 반드시 살아난다”면서 “북한기독교역사사전에 담긴 수많은 고백자들의 삶이 한국과 북한 교회가 함께 살아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덕주 북한기독교역사사전 편집위원장은 “월남 기독교인들이 다 돌아가시고 있는데 이 분들이 가진 고향교회의 기억이 소멸되는 걸 조금이라도 막고 싶었다”면서 “이 기억이 사전에 기록으로 담겨 영원히 이어지길 소망한다”며 사전 편찬 경과를 설명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