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으로서 윤리적 기준을 세우고 책임 있게 행동할 것을 다짐합니다.”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청협·회장 고명진 목사)가 8일 서울 강서구 국제청소년센터에서 창립 60주년 기념식을 열고 청소년 AI·디지털 윤리헌장을 선포했다. 청소년들은 사람 존중, 허위정보 차단, 비판적 사용, 비폭력 온라인 환경 조성을 핵심 원칙으로 제시했다.
청협은 “AI는 우리의 학습과 소통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유익한 도구이지만, 동시에 성범죄·기만적 콘텐츠·개인정보 유출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책임 있는 시민으로서 올바른 기준을 세우고 변화할 것을 다짐하며, AI 및 디지털 윤리헌장을 선언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이날 청협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회장 김상훈) 사단법인 은구(대표 남경필)와 ‘마약 없는 세상 만들기’ 업무협약(MOU)도 체결했다.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는 생활윤리 확산을 목표로 하는 국민운동단체, 은구는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가 이끄는 청소년 마약 예방 단체다. 세 기관은 내년부터 지역 단위 공동 캠페인을 추진해 청소년 마약 확산 차단에 나설 계획이다.
윤리헌장 선언과 협약 체결은 올해 2월 취임한 고명진 청협 회장의 기조와 맞닿아 있다. 경기도 수원 중앙침례교회 목사인 고 회장은 청협이 내부 회원단체 중심 인선에서 벗어나 외부의 덕망 있는 인사를 개방형으로 선출한 첫 사례다. 취임 직후부터 청소년 정책의 중심축을 ‘AI 윤리’와 ‘마약 예방’ 등 국가적 과제로 넓히는 데 공을 들여왔다. 임기는 2029년까지다.
고 회장은 기념사에서 “청소년은 보호 대상이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갈 주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10대 마약이 급증하고 20대는 전체 마약 사범의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청소년 사회활동의 회복이 절실하다”며 “AI 시대일수록 윤리와 책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협은 이날 비전선포에서 ‘청소년과 함께한 60년, 청소년과 열어갈 100년’을 새 구호로 제시했다.
1965년 12월 8일 민간 청소년단체 15곳이 모이며 출범한 청협은 현재 64개 회원단체, 약 200만명의 청소년과 지도자가 활동하는 국내 최대 청소년 연합체다. 국제 교류, 청소년 정책 자문, 단체 지원 등 공공 영역을 맡아 왔으나 코로나19 이후 활동의 위축을 겪었다. 고 회장은 “정부 민간 국회와 연대해 청소년 활동의 공적 기반을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