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잡히는 서울 집값, 상승 거래 비중 되레 커져

입력 2025-12-09 00:13
지난 7일 서울 성동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상승 폭 자체는 가라앉혔지만 상승 거래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전국 단위로 보면 지난달 아파트 매매 중 상승거래 비중이 10월보다 줄었다. 서울에서만은 예외적인 현상이 나타난다. 서울 아파트값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여전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8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11월 전국 아파트 매매 중 상승 거래 비중은 45.3%로, 전월(46.6%)보다 1.3% 포인트 낮아졌다. 보합 14.1%, 하락 40.7%다. 전반적인 시장의 열기가 이전보다는 다소 누그러졌다. 수도권의 상승 거래 비중도 10월(47.6%)보다 낮아진 45.4%였다. 일부 지역이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경기는 상승 거래 비중 감소 폭(45.7→44.2%)이 컸다. 인천은 전월과 같았다.


서울은 양상이 달랐다. 서울 아파트 매매에서 상승 거래 비중은 10월 52.2%에서 지난달 54.1%로 1.9%포인트 증가했다. 10·15 대책 이후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아파트 매매량은 이날 기준 72.3%(8474→2350건) 줄었지만, 이전보다 가격이 오른 거래의 비중은 커졌다.

일부 한강 벨트 지역에선 상승 거래 비중이 70%에 이르렀다. 영등포구(56.9→71.4%), 마포구(57.5→70.0%), 동작구(56.7→66.7%)에서 확연히 나타났다. 가격 상승 기대가 큰 지역들이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에서는 상승 거래 비중이 다소 줄었다. 강남 3구는 64.1%에서 60.7%, 용산구는 63.4%에서 61.5%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서울 평균보다 높은 수준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상승 45.2%, 하락 42.3%, 보합 12.4%로 상승과 하락이 균형을 이룬 모습이었다. 울산(49.2%), 전북(49.0%), 부산(47.5%), 대전(46.9%), 대구(45.7%) 순으로 상승 거래 비중이 컸다. 공급 여건, 입지 경쟁력, 산업 기반 등 지역별 환경에 따라 시장 반응이 다르게 나타났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거래 규제에도 매수에 나서는 사람들은 집값이 상승할 것이란 전제를 깔고 있다”며 “정부가 주식·금융투자 활성화를 이어가며 주택 공급 확대 메시지를 꾸준히 내는 등 서울 부동산에 대한 기대심리를 낮추지 못하면 이런 흐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