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달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LG그룹 최고경영진의 ‘여의도 트윈타워 회동’ 이후 한 달 만에 나온 성과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일 메르세데스-벤츠와 2조600억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배터리 공급 지역은 북미와 유럽으로,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 1일부터 2035년 6월 30일까지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체적인 계약 내용에 관해서는 “고객사와 협의에 따라 공시 내용 외 추가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칼레니우스 최장은 앞서 지난달 13일 LG그룹 계열사 대표들과 만나 “LG와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 품질, 지속가능한 기반으로 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갈 차량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이번 계약 체결 이전에도 지난해부터 모두 3차례에 걸쳐 약 15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세 차례의 배터리 공급계약이 모두 하이엔드급(최상급) 모델에 들어갈 배터리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기로 한 배터리는 중저가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중저가형 배터리는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해왔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이번 수주가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 회복에 전환점으로 작용할 거란 기대감도 나온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