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찍었나”… 지방 아파트값 5주 연속 상승

입력 2025-12-09 00:16
연합뉴스

장기간 부진했던 지방 아파트시장이 최근 2년 만에 상승 전환해 5주째 상승을 이어가고 있다. 하락을 거듭하던 지방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고, 실수요자들 중심으로 매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지방 내에서도 격차가 심하고,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적체도 이어지고 있다. 가격 급등보다는 하락분을 회복하는 단계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 매맷값은 최근 5주 연속 상승 중이다. 지난 11월 첫째 주부터 상승 전환(0.00→0.01%)했고, 그 후로도 12월 첫째 주까지 매주 0.01→0.02→0.01→0.02%씩 상승했다. 2023년 11월 넷째 주에 하락 전환(0.00→-0.02%)한 이후 약 2년 만의 변화다. 보합 전환한 9월 마지막 주를 포함하면 2개월간 한 번도 아파트값이 안 떨어졌다.


매수심리도 3년 3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2월 첫째 주 92.7로 2022년 8월 둘째 주(92.8) 이후 가장 높았다. 매매수급지수는 0~200으로 표기되는데, 기준점 100을 넘어서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여전히 수요보다 공급이 많지만 매수심리는 높아지고 있다.

부산은 10월 마지막 주(27일 기준) 상승 전환 후 6주째 상승세다. 특히 12월 첫째 주 수영(0.17%), 해운대(0.16%), 동래(0.13%) 등은 부산 평균(0.04%)보다 월등히 높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울산은 지난 7월 둘째 주 상승 전환(-0.01→0.01%)한 뒤 줄곧 상승 중이다. 지난 10월부터는 매주 0.1%대 상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지방 내 지역별 격차는 여전히 큰 편이다. 부산에서도 서부산권은 2022년 7월 이후 3년 4개월 이상 하락 중이다. 대구에서는 중·수성 두 곳만 최근 상승세를 보일 뿐 다른 지역은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고질적인 공급과잉 문제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9069가구 중 지방 비중이 약 75%(5만1518가구)를 차지했다. 악성 미분양 적체는 더 심각하다. 전국 악성 미분양 2만8080가구 중 84.5%(2만3733가구)가 지방에 분포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락을 지속하면서 가격이 바닥을 찍은 것으로 보이고, 그중에서도 공급이 적었던 지역에서 실수요 중심으로 회복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추세적으로 급격한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권중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