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뽀로로야!” 노란 헬멧에 주황 고글을 쓰고 해맑게 인사하는 펭귄 캐릭터가 뭇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린이의 대통령이라는 의미로 ‘뽀통령’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2003년 세상에 나온 뽀로로는 어느덧 20대가 됐지만, 지금도 변함없는 모습 그대로다.
뽀로로를 탄생시킨 제작사 오콘(OCON)의 우지희 대표는 “뽀로로는 자라지 않는다”며 웃어 보였다. 2003년부터 뽀로로 TV 시리즈를 제작해 온 오콘은 2013년부터 코로나19 시기 2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극장판 영화도 선보였다. 그 10번째 작품인 ‘뽀로로 극장판 스위트캐슬 대모험’을 오는 11일 개봉한다.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지난 5일 만난 우 대표는 “2004년 만들었던 60분짜리 첫 장편 비디오 애니메이션 ‘크리스마스 쿠키캐슬 대모험’을 리부트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영화는 마녀 토끼의 마법으로 산타 할아버지가 인형으로 변해 크리스마스가 사라질 위기에 처하자, 뽀로로와 친구들이 산타를 대신해 디저트 왕국으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우 대표는 “20년 전 비디오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열심히 봤던 아이들이 이제 20대 중반이 됐다”며 “이번 영화를 그들이 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액션과 코미디를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뽀로로를 사랑한 1세대 팬인 20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계속 만들려고 한다”며 “다음엔 20대 캐릭터가 뽀로로와 함께 모험에 나서는 에피소드도 구상 중”이라고 귀띔했다.
부모가 어린아이를 데리고 영화관을 찾는 일이 얼마나 수고로운지 알기에 극장판을 통해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이전에 뽀로로 캐릭터가 그려진 커다란 공을 상영 전 관객들과 다 같이 굴리는 놀이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에는 관람 도중 뽀로로 캐릭터가 실제 무대로 튀어나오는 ‘전용관’을 운영하고, 내년에는 싱어롱 상영도 준비 중이다.
뽀로로 인기 비결에 대해 우 대표는 ‘진정성’을 꼽았다. 아이들과 소통하고자 했던 제작진의 진심이 통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초창기 직원들이 자녀들의 몸짓과 행동을 캐릭터에 투영해 만든 게 뽀로로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향후 중국 등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우 대표는 “뽀로로를 자식 같은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다. ‘얘가 잘 커야 할 텐데. 글로벌로 나가 잘 되면 엄청날 텐데’ 싶다. 일본의 마리오처럼 우리나라 대표 캐릭터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며 웃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