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韓여성 유방암 많은 이유, 마른 체형+갱년기 호르몬 탓”

입력 2025-12-09 02:23

한국유방암학회 ‘유방암 백서 2024’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신규 유방암 발생률은 40대가 가장 높았고 50대, 60대, 70대, 30대 순이었다. 특히 40대 후반~ 50대 초반에 유방암 발생이 정점을 보였다. 반면 미국 등 서구에선 폐경이 지나고 60대 초반에 발생이 제일 많다. 이처럼 폐경 이행기에 한국 여성에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이유에 힌트가 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헬스케어데이터센터 류승호 교수팀은 서울아산병원과 공동 연구로 폐경 이행기 여성 4737명을 평균 7년간 추적한 결과 폐경 이행기 동안 체질량 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에 따라 여성 호르몬 변화와 유방 조직의 밀도가 달라지는 것을 확인했으며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연구팀은 폐경 단계는 국제 표준(STRAW+10)에 따라 4단계로 분류했으며 유방 밀도는 유방 촬영 영상 자동분석 프로그램으로 정량화했다. BMI는 저체중(18.5미만), 정상(18.5~22.9), 과체중(23~24.9), 비만(25 이상)으로 구분해 비교했다.

그 결과 저체중 여성에서는 폐경 이행기 초기에 여성 호르몬과 유방 밀도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 반면 비만 여성은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고 유방 밀도도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유방암은 여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고 유방 밀도가 높을수록(치밀 유방) 발생 가능성이 높다. BMI에 따른 이런 변화가 폐경 초기에 저체중 여성에서 유방암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나타낸다.

류승호 교수는 8일 “한국 여성은 서구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른 체형이 많은 편인데, 이런 체형적 특성이 갱년기 초기 호르몬 변화와 맞물리며 서구 여성보다 이른 시기에 유방암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방암 연구’ 최신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