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조’ 피한 한국, 32강 직행 노린다… 멕시코 적응이 변수

입력 2025-12-08 01:21
미국 워싱턴 DC 캐네디센터에서 6일(한국시간) 열린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A조 편성 결과가 대형 화면에 표시되고 있다. 한국은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로이터연합뉴스

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죽음의 조’를 피했다. 비교적 해볼 만한 상대들과 한 조에 묶였지만, 압도적인 강팀도 약팀도 없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게 되면서 사실상 ‘멕시코월드컵’이 됐고, 이에 따른 현지 환경 적응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FIFA 랭킹 22위)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덴마크(21위), 북마케도니아(65위), 체코(44위), 아일랜드(59위) 가운데 승자가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가 된다. 2차전은 멕시코, 3차전은 남아공과 치른다.

한국으로서는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피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개최국 멕시코다. 한국은 멕시코와 1998년, 2018년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 모두 패했다. 홈 이점도 부담스럽다. 다만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포트1의 우승 후보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포트3에서는 랭킹이 가장 낮은 남아공을 만났고, 이탈리아가 포함된 패스A도 피하며 부담을 덜었다.

다만 압도적 강팀도, 약팀도 없는 대진이 오히려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력 차이가 크지 않은 팀들이 만난 만큼 혼전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모든 팀이 이번 조 편성을 반기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는 홈팀의 이점이 매우 크고, 남아공은 최근 5경기에서 좋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며 “어느 팀 하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경계했다.

조 3위로라도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최소 1승이 필요하다. 1·2차전에서 최대한 승점을 확보하고, 남아공을 상대로 1승을 챙긴다면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다. 미국 매체 ESPN은 한국이 멕시코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조의 운명을 가를 경기로 한·멕시코전을 꼽으며 “멕시코가 남아공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한국전에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이동 부담은 줄었지만 환경 적응이 관건이다. 1·2차전은 해발 1571m 고지대에 있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 3차전은 덥고 습한 몬테레이의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홍 감독은 “고지대에 적응하려면 최소 열흘, 길게는 2주 이상이 걸린다”며 “소집 즉시 현지에 들어가서 적응해야 한다. 환경 적응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