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죽음의 조’를 피했다. 비교적 해볼 만한 상대들과 한 조에 묶였지만, 압도적인 강팀도 약팀도 없는 만큼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게 되면서 사실상 ‘멕시코월드컵’이 됐고, 이에 따른 현지 환경 적응이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FIFA 랭킹 22위)은 지난 6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북중미월드컵 조 추첨식에서 멕시코(15위), 남아프리카공화국(61위), 유럽 플레이오프 패스D 승자와 함께 A조에 편성됐다. 덴마크(21위), 북마케도니아(65위), 체코(44위), 아일랜드(59위) 가운데 승자가 한국의 조별리그 첫 상대가 된다. 2차전은 멕시코, 3차전은 남아공과 치른다.
한국으로서는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피하며 한숨을 돌리게 됐다. 가장 까다로운 상대는 개최국 멕시코다. 한국은 멕시코와 1998년, 2018년 두 차례 월드컵 본선에서 만나 모두 패했다. 홈 이점도 부담스럽다. 다만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 포트1의 우승 후보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포트3에서는 랭킹이 가장 낮은 남아공을 만났고, 이탈리아가 포함된 패스A도 피하며 부담을 덜었다.
다만 압도적 강팀도, 약팀도 없는 대진이 오히려 변수가 될 가능성도 있다. 전력 차이가 크지 않은 팀들이 만난 만큼 혼전 양상이 벌어질 수 있다. 모든 팀이 이번 조 편성을 반기는 상황이다. 홍명보 감독은 “멕시코는 홈팀의 이점이 매우 크고, 남아공은 최근 5경기에서 좋은 승률을 올리고 있다”며 “어느 팀 하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팀은 없다”고 경계했다.
조 3위로라도 조별리그를 통과하려면 최소 1승이 필요하다. 1·2차전에서 최대한 승점을 확보하고, 남아공을 상대로 1승을 챙긴다면 조 2위로 32강에 오를 수 있다. 미국 매체 ESPN은 한국이 멕시코에 이어 조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조의 운명을 가를 경기로 한·멕시코전을 꼽으며 “멕시코가 남아공과의 개막전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한국전에서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른다. 이동 부담은 줄었지만 환경 적응이 관건이다. 1·2차전은 해발 1571m 고지대에 있는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아크론 스타디움, 3차전은 덥고 습한 몬테레이의 BBVA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홍 감독은 “고지대에 적응하려면 최소 열흘, 길게는 2주 이상이 걸린다”며 “소집 즉시 현지에 들어가서 적응해야 한다. 환경 적응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