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기재 교체, 연료 관리, 기내 서비스 개선, 폐자원 활용 등 전 부문에서 탄소 감축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항공업계의 탈탄소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중장기적인 탄소 저감 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대한항공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온실가스 배출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고효율 항공기 도입과 운항 절차 개선을 강화하고 있다. 보잉787-10, 에어버스 A350 등 신형 기종은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기존 대비 낮아 탄소 배출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보잉787-9·737-8, 에어버스 A220-300·A321neo 등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엄격한 소음 기준을 충족하는 기종의 비중도 늘렸다. 연료 관리 조직을 상설 운영하며 최적 항로 설계, 엔진 세척 주기 관리, 탑재 중량 정밀화 등을 통해 지난해에만 14만3111t의 연료를 절감했다.
이달부터 단거리 노선 일반석 기내식 용기 일부는 비목재 펄프 소재로 대체된다. 플라스틱 식기는 대나무 재질로 이미 바꿨다. 이어폰 포장 등에도 재생 원료 사용을 늘리고 있다. 수명을 다한 항공기 동체를 네임택 또는 골프 볼마커로 제작하거나 정비복을 파우치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링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설비 단계에서는 탄소·대기오염 저감 투자를 하고 있다. 1980년대부터 운영된 도장 시설을 개·보수하며 고효율 보일러와 대기오염 방지 설비를 적용해 총탄화수소(THC) 배출 농도를 크게 낮췄다. 지속가능항공유(SAF·사진) 도입에도 적극 나선다. 대한항공은 2017년 국내 항공사 최초로 SAF 혼합 운항을 시작했고, 현재 국내외 14개 노선에서 SAF 혼합 연료를 사용 중이다. 정부의 SAF 실증 사업 참여로 확보한 운항 데이터를 정부의 품질 기준 마련에 제공했다. 국내 항공사 최초로 삼성E&A와 미국 현지에서 SAF 생산·공급망 구축도 추진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비행을 위해 탈탄소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