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지도·배달앱까지 한때 ‘먹통’… 잇단 오류에 ‘데이터 공동망’ 부상

입력 2025-12-08 00:33

미국 웹 인프라 기업 클라우드플레어에서 지난달 19일에 이어 또 네트워크 오류가 발생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와 배달 플랫폼, 지도 앱 등이 한때 ‘먹통’이 됐다. 지난 10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 애저가 열흘 간격으로 대규모 서비스 장애를 일으켜 전 세계 인터넷망이 멈춰서기도 했다.

클라우드와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분야의 경우 소수 기업이 시장 과반을 점유하고 있어 ‘데이터 쏠림’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업계 1~3위 기업들은 시스템 안정성 확보를 위해 ‘맞손 전략’까지 감행하는 상황이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지난 5일 오후 공지를 통해 “대시보드,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서비스에 문제가 있어 수정 사항을 적용했고 결과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여파로 인공지능(AI) 챗봇 클로드와 퍼플렉시티, 업비트, 배달의민족, 티맵, 올리브영 등 여러 온라인 서비스가 일시적인 접속 장애를 겪었다.

AI의 발전이 서버 수요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키면서 클라우드와 CDN 업계는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하지만 현재 클라우드·CDN 분야는 몇몇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과점 구조다. 클라우드플레어만 해도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2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그 결과 하나의 기업에만 문제가 생겨도 대규모 시스템 오류가 발생하는 ‘단일장애지점(SPOF)’이 만들어졌다.

서버 안정성에 대한 우려와 비판이 계속되자 클라우드 업계 1위 AWS와 3위 구글 클라우드는 상호 서비스 연동을 지원하는 ‘인터커넥트’ 시스템을 지난달 30일 공개했다. 두 기업 사이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회선을 구축해 AWS 클라우드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트래픽을 구글 쪽으로 우회할 수 있게 한 것이다. AWS는 더 나아가 내년 하반기에는 업계 2위인 MS 애저와도 유사한 협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은 “서버 인프라 구축에 기업들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연결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하기에 클라우드 업계가 이런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