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한국문화 사랑하는 이때를 복음 전파의 기회로”

입력 2025-12-09 03:09
미국 뉴욕효신장로교회 청소년 등이 지난 9월 27일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린 ‘어게인 뉴욕연합거리전도’ 집회에 참여한 뒤 가까이에 있는 복음의전함 광고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복음의전함 제공

탈종교화와 개인주의 확산 속에서 한국교회와 한인 이민교회는 복음 전도의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갈수록 교회의 존재 이유가 위협받는 시대 상황과 세대 간 소통 부재, 다음세대 이탈 등은 공통의 고민이다. 각 지역의 특색에 맞게 효과적인 복음 전도 방식을 모색해야 하는 과제도 주어졌다.

㈔복음의전함(고정민 이사장)이 각 교회의 이 같은 고민과 과제를 함께 안고, 전 세계 복음화 물결을 다시금 일으키고자 나섰다. ‘블레싱월드캠페인’이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캠페인의 파고는 한국을 넘어 미국 한인교회로 퍼졌고, 내년 일본으로 향한다. 복음의전함은 국내외 각 교회를 이 캠페인의 중추적 역할을 감당할 ‘디렉터교회’로 선정했다.


국민일보는 디렉터교회로 참여한 반태효(서울 방주교회) 황선욱(경기도 성남 여의도순복음분당교회) 이은상(미국 텍사스주 세미한교회) 구본웅(미국 뉴저지주 뉴저지장로교회) 목사와 서면으로 각각 인터뷰했다. 이들은 전도 현장의 어려움부터 선교적 교회의 역할, 그리고 블레싱월드캠페인의 의미를 놓고 각자의 경험을 공유했다. 목회자들은 한목소리로 “위기는 분명하지만, 하나님께서 열어가실 기회도 함께 있다”며 교회에 맡겨진 시대적 사명을 강조했다.


목회자들이 말하는 전도의 현실

반 목사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맞닥뜨린 가장 큰 문제로 “사회의 신뢰 추락”을 꼽았다. 그는 “탈종교화와 개인주의가 심화하며 특히 MZ세대들에게 교회는 더는 매력적인 공간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현장예배와 공동체의 중요성이 약화한 점, 다음세대를 향한 실질적 투자 부족 역시 전도의 걸림돌로 지적했다.

황 목사도 “청년들의 이탈과 교회에 대한 사회의 낮아진 신뢰도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오히려 기회”라고 본다. 그는 “누구에게도 말 못 하고 이 시대 사람들이 혼자 지고 있는 그 짐을 아시는 분은 오직 예수님뿐이다”며 “한국교회는 이 시대의 지친 영혼들에 예수님께 맡기는 삶, 그분으로 인해 새로운 삶이 시작되는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목사는 이민교회가 겪는 문제를 갈등이 아닌 ‘다양성의 기회’로 해석했다. 이민 1세대와 2세대 간 언어와 문화 차이가 존재하지만, 이 목사는 이를 “하나님께서 주신 다양성의 축복”이라고 부르며 세대·문화 간 통합 사역을 실천해오고 있다. 그는 “작년에는 다민족 교회인 ‘브릿지월드교회’를 개척해, 복음이 민족과 언어의 경계를 넘어 흘러가도록 섬기고 있다”고 밝혔다.

구 목사는 목회 현장에서 체감하는 복음 전도의 현실적 어려움으로 미국의 지역적 특수성을 짚었다. 그는 “미국은 기독교가 주류 종교이면서도 정작 복음을 전하기가 쉽지 않고, 특히 한인 이민자들은 생존의 무게 속에서 신앙의 본질을 놓치기 쉽다”며 “예배는 드리지만, 삶의 변화가 없는 신앙, 세대 간 단절과 문화적 상처가 복음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곤 한다”고 전했다.

교회 본질 회복과 다음세대 투자

교회가 이런 현실에 맞서 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지에 대한 네 목회자의 답변에선 공통점이 발견됐다. 본질 회복과 다음세대 투자이다.

반 목사는 방주교회 비전센터 공간 대부분을 다음세대와 지역사회에 내어준 사례를 전했다. 그는 “교회 본질의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다음세대에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 준비돼 있음을 보여주려 했다”며 “교회 주변 70세 이상 노년들을 위한 ‘드림교회’ 사역도 함께 진행하며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며, 사도행전적 교회상을 회복하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육국장을 역임했던 황 목사는 ‘복음으로 길을 내는 착한 교회’라는 비전을 중심으로 교회 안팎의 여러 연합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이 땅에 다음세대를 준비하는 교회로서 다음세대가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의 신앙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양육하는 데 초점을 둔다”고 했다.

세미한교회는 “세계, 미국, 한국을 그리스도께로”라는 선교 비전에 따라 난민교회 지원, 지역 관공서·신학교 섬김, 장학금 사역 등을 펼친다. 올해만도 2곳의 신학교와 52명의 학생에게 약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 규모의 장학 지원을 했다. 이 목사는 “단순히 ‘돕는 교회’가 아니라, 복음으로 세상을 밝히는 교회, 하나님 나라의 선한 영향력을 전하는 교회로 서고자 노력한다”고 말했다.

구 목사는 “예배의 회복이 모든 사역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구 목사는 “목회자가 예배에 목숨 걸면 성도가 변하고, 그 변화는 교회 전체의 건강한 사역으로 이어진다”고 전했다.

사도행전적 교회 회복

이들 목회자에게 세계 복음화를 위한 교회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을 물었다. 반 목사는 “사도행전적 교회상을 회복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고, 교회 구성원 모두 그리스도의 심장으로 열방을 향해 나아가는 선교사로, 중보기도와 물질로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주교회는 2030년까지 300명의 선교사를 파송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미 필리핀과 몽골에 방주선교센터를 세웠다.

황 목사는 “세계 선교 역사에서 놀라운 역할을 해온 한국교회가 이제는 그 유산을 이어받아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 복음화에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니엘이 느부갓네살 왕 앞에서 하나님의 크신 일을 간증했듯이, 우리도 삶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역사를 세상에 증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수님께 삶을 맡기고 변화된 새로운 삶, 즉 절대 긍정과 절대 감사의 삶을 간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전도 도구”라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한인 이민교회가 흩어져 복음을 전하는 ‘디아스포라 공동체’로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닫힌 울타리 안에 머무는 교회가 아니라, 언어, 문화의 경계를 넘어 복음을 전하는 교회로 나아가야 한다”며 “오늘날 한국의 문화와 가치가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하나님 주신 놀라운 이 기회를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와 통로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구 목사도 한인교회가 “동양의 영성과 미국의 문화를 모두 이해하는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 크리스천들이 복음으로 회복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라는 그는 “진정한 부흥은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나님께 다시 돌아가는 회복”이라며 “회복된 공동체만이 미국 사회에 생명의 복음을 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블레싱월드캠페인에 기대감

네 목회자 모두 복음의전함이 펼치는 ‘블레싱월드캠페인’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반 목사는 이 캠페인을 “교회가 직접 세상으로 나아가는 사도행전적 전도”라 보며 “전략적이면서 실제적인 전도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황 목사는 복음의전함의 전도용 명함인 ‘복음명함’과 온라인 전도 플랫폼 ‘들어볼까’가 평신도들의 전도 부담을 낮춰, 누구나 쉽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점을 높이 샀다.

이 목사는 캠페인의 핵심을 ‘연합’으로 꼽았다. 이 목사는 “전도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은 같은 비전을 가진 교회와 성도가 하나 돼 나아갈 때 비로소 하나님이 기뻐하실 사역이 된다”고 했다. 구 목사는 다수에게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광고’라는 도구와 시공간의 제약 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온라인 전도 플랫폼이 전 세계를 향해 복음을 전하는 새로운 통로가 되리라고 예상했다. 그는 “대면 전도에만 의존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온라인을 통해 더 많은 영혼들에 복음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며 “주님께서 이 시대에 우리에게 주신 새로운 선교의 기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들어볼까의 활용 방향

네 목사는 세계 복음화를 지향하는 블레싱월드캠페인에 한마음으로 참여해달라고 권면했다. 들어볼까 플랫폼 활용에 대해 반 목사는 “MZ세대가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라며 “소그룹별로 함께 플랫폼을 체험하고,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하도록 독려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무엇보다 온라인 전도가 대면 관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며 “플랫폼을 통해 씨앗을 뿌리고, 이후 관계 속에서 그 씨앗이 자라도록 돌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부연했다. 반 목사는 블레싱월드캠페인을 “사도행전 1장 8절의 명령을 따르는 구체적 실천”이라고 정의하며 한국교회가 선교공동체의 본질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황 목사는 캠페인을 ‘생명의 길을 여는 운동’으로 소개했다. 그는 “누군가 우리에게 복음의 길을 내줬기에 오늘 우리가 여기 있다”며 “이제는 한국교회가 세상을 향해 그 길을 여는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구 목사 역시 “우리 모두 복음의 빚진 자”라며 “받은 은혜를 나누는 것이 캠페인의 본질”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로도 만들어진 들어볼까 속 전도 영상을 미국인 한국인 가릴 것 없이 삶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데 활용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사마리아로 흩어져 말씀을 전했던 당시로써는 파격적이던 사도행전의 헬라파 집사들을 언급하며 “흩어진 성도들이 복음을 전하는 파격이 오늘 이 플랫폼을 통해서도 일어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